佛 명품업체들 ‘짝퉁과의 전쟁’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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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3만개 없어지고 세금 9조원이나 줄어”… 대대적 금지 캠페인

프랑스의 명품업체들이 ‘짝퉁(모조품)’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샤넬, 에르메스, 루이뷔통 등 75개의 프랑스 명품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콜베르 위원회’는 5월 30일부터 샤를드골, 오를리 공항 등 국내 주요 공항에서 포스터를 붙이고 모조품 밀수 단속과 소지 금지를 위한 캠페인을 시작했다.

프랑스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모조품 처벌법을 갖고 있다. 모조품을 생산하거나 판매한 사람은 물론이고 소지만 해도 최고 30만 유로(약 4억3800만 원)의 벌금이나 최대 3년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또한 모조품을 10개 이상 소지하고 있으면 판매인으로 간주된다.

콜베르 위원회는 여름철 해외여행을 떠나는 관광객에게 “모조품을 구입하지 말자”고 부탁하는 한편 국내에서도 모조품을 발견할 경우 즉각 신고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번 특별 단속 캠페인은 이탈리아 체코 헝가리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크로아티아 등 6개국과 합동으로 진행한다.

프랑스 정부에 따르면 명품 모조품 밀수 규모는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프랑스 세관에 적발된 모조품은 1994년 20만 점에서 2011년 900만 점으로 늘어났다. 모조품 밀수는 특히 인터넷 상거래가 발달하면서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인터넷 온라인 쇼핑몰에서 적발된 모조품 거래 건수는 2006년 7만5000건에서 지난해 140만 건으로 늘었다. 지난해 유럽연합(EU) 회원국 세관에 압수된 모조품은 2억 개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85%는 아시아에서 제조됐다. EU 회원국 국민의 22%가 모조품을 사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콜베르 위원회는 모조품 밀수 탓에 프랑스에서 일자리 3만 개가 없어지는 결과를 낳고 있고 60억 유로(약 9조 원)의 세수 부족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모조품 생산과 유통이 과거보다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한다. 성매매 또는 마약, 거대 폭력 조직까지 모조품 유통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모조품 거래의 새로운 온상인 온라인 쇼핑몰 거래 단속은 신용카드 업체인 비자, 페이팔 등과의 협조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명품#짝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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