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에게 ‘차기 지도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건 그가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의 2인자인 부주석이라는 직책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시 부주석이 군사위 부주석을 겸직한 건 2010년 10월 제17차 당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17기5중전회)에서다. 중국에서 최고지도자가 되기 위한 관건은 군권(軍權)을 확보하느냐 여부다. 덩샤오핑(鄧小平) 이후 중국 권력교체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에 오른 인물이 군사위 부주석→당 총서기→국가주석 및 군사위 주석 취임이라는 단계를 밟아왔다.
시진핑이 군사위 부주석에 오른 건 본인의 역량은 물론이고 공산당 내 계파 간 권력구도에 따른 측면도 있다. 2006년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이끌던 상하이방(상하이 출신 고위 관료 모임)의 차기 주자였던 천량위(陳良宇) 상하이 당서기가 비리 혐의로 낙마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위기에 몰린 장 전 주석이 택한 카드는 태자당(太子黨·혁명 원로들의 자제 모임)인 시진핑 당시 저장(浙江) 성 당서기였다. 상하이방과 태자당이 연합해 후진타오의 공산주의청년단파에 맞서는 현재의 정치지형이 갖춰지게 된 것이다. 시 부주석은 과거의 전례에 따라 올가을 제18차 당대회에서 당 총서기에, 내년 3월 열리는 전국인대에서 국가주석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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