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를 해외에서 만들면서 전 세계를 상대로 사업하는 기업들은 그렇게 하세요. 그게 자유시장경제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세금 혜택은 못 받을 겁니다. 일자리를 다시 미국으로 갖고 오는 기업에 세금 혜택을 주겠습니다. 첨단제조업은 혜택을 더 많이 받을 겁니다. 자랑스러운 ‘메이드 인 아메리카’ 브랜드를 찍은 기업에 세금으로 보답하겠습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5일 아이오와 주 시더래피즈 시에 위치한 ‘컨베이어 엔지니어링 앤드 매뉴팩처링’ 공장을 방문해 근로자들을 상대로 연설하면서 미국 제조업 부흥을 위한 계획을 세제개편안이라는 구체적인 방안으로 밝혔다. 전날 신년 국정연설에서 제조업 부흥 청사진을 공개한 데 이은 실행 플랜이다. 근로자들은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년 전 나는 앞으로 5년 동안 미국의 수출을 두 배로 늘리겠다고 선언했다”며 “수출 증대 계획은 예상보다 앞서 진척되고 있다. 수출만이 미국 경제 회복의 지름길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통령 연설에 뒤이어 백악관은 세제개편안 청사진을 발표했다. 미국 공장을 해외로 이전할 때 설비를 이전하는 비용이 100만 달러라고 가정할 경우 그동안 35만 달러 세액 공제 혜택을 줬지만 앞으로 이 혜택을 없애며 해외에서 미국으로 공장을 옮기는 기업의 경우 설비 이전 비용의 20%를 세금으로 돌려줄 것이란 내용이다.
미국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에는 각종 세금 혜택이 주어지고 첨단제조업의 경우 세금 혜택이 지금보다 두 배 증가한다. 군 기지를 폐쇄한 지역이나 공장문을 닫는 바람에 일자리를 잃은 지역에 공장을 세우는 기업엔 앞으로 3년 동안 총 60억 달러의 세금 혜택을 준다. 풍력발전이나 태양열에너지 등 청정에너지에 투자하는 기업에도 50억 달러의 세금 혜택을 줘 투자 의욕을 진작할 방침이다. 하지만 미국 기업이 해외 사업에서 벌어들인 이익에 대해선 철저하게 세금을 매겨 230억 달러를 추징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공개했다.
미국의 이 같은 제조업 부흥 안간힘에 가장 신경이 곤두선 나라는 다름 아닌 중국이다. 미국이 ‘세계의 공장’인 중국과 제조업 유치 쟁탈전을 벌일 것이라는 분석이 쏟아졌다.
이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중국을 지목해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일삼는 나라라고 비난하면서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거래를 뿌리 뽑겠다고 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우려를 나타냈다. 신화통신은 “인구대국인 중국에 제조업은 일자리를 만들고 빈곤을 줄이는 근본적인 기반”이라며 “중국은 제조업 쟁탈전이라는 거대한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중앙(CC)TV도 “중국 제조업은 현재 노동집약형 산업에서 기술 및 자원 집약형 산업으로의 변환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이 노동집약형 제조업을 육성할 리 없기 때문에 중-미는 경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며 “베트남 라오스 등과는 저부가가치의 제조업 분야에서 경쟁하는 만큼 양 방향에서 경쟁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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