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대만 대선… 마잉주 재선이냐 女총통 탄생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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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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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서 시집온 신부… 처음 투표하는 20대… ‘關鍵先生(관건선생=열쇠 쥔 사람)’
대륙신부 “처우개선 與 지지”… 청년층 “높은 실업률에 실망”

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는 대만 새 총통선거가 14일 실시된다. 재선을 노리는 국민당 소속 마잉주(馬英九·62) 총통과 첫 여성 총통에 도전하는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56) 주석은 투표 전날인 13일 막판 부동표를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판세가 초박빙이어서 전문가들은 50만 표 이내에서 승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유권자들은 지역과 출신에 따라 지지 후보가 어느 정도 결정이 된 상태다.

현지 언론은 올해 처음 투표하는 유권자를 지칭하는 ‘수투족(首投族)’ 약 77만 명의 표심이 승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본토에서 대만으로 시집와서 첫 투표를 하는 ‘대륙 신부’와 올해 갓 스무 살이 된 청년층으로 1809만 유권자의 4%다. 현지에선 이들을 ‘관건선생(關鍵先生)’으로 부른다.

대륙 신부들은 대체로 친중(親中) 성향의 마 총통을 지지한다. 2005년 후난(湖南) 성에서 시집 온 덩위리(鄧羽利) 씨는 “예전에는 시장에 가면 상인들이 ‘대륙 신부들은 한 근에 얼마냐’라고 비아냥거리기까지 했지만 마 총통 이후에는 대접이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대륙 신부는 30만 명으로 추산되며 이 중 10만여 명이 투표권을 갖고 있다.

갓 스물이 된 청년들은 양안(兩岸) 관계보다는 일자리에 더 관심이 많다. 지난해부터 경기가 눈에 띄게 둔화됐고 실업률이 4%로 정부 목표치를 초과했다는 점에서 이들이 마 총통을 선택할지 의문이다. 대만 청년들이 변화를 갈망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이번 대선의 핵심 쟁점은 물론 ‘차이나 이슈’다. 마 총통의 ‘양안 안정론’과 차이 주석의 ‘대만 주권론’이 선거판을 달궜다.

하지만 지역 구도의 변화 여부도 관심을 끌고 있다. 대만은 전통적으로 지역에 따라 지지 성향이 갈렸다. 북부는 국민당, 남부는 민진당을 지지한다. 마 총통과 지지 기반이 다소 겹치는 제3 후보 쑹추위(宋楚瑜·70) 친민당 주석의 득표력도 승부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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