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에하라 후임에 마쓰모토 취임… 한일관계 ‘소원-원만’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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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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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외상 11년간 11차례 교체

외국인 정치헌금 문제로 물러난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전 외상의 후임에 마쓰모토 다케아키(松本剛明·51·사진) 외무차관이 9일 취임했다. 중의원 4선인 마쓰모토 신임 외상은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초대 조선 통감의 외고손자로, 지역구는 이토 히로부미가 초대 현 지사를 지냈던 효고(兵庫) 현이다. 이토 히로부미도 총리이던 1887년 외상을 겸한 바 있다.

▶본보 8일자 A18면 이토 히로부미 외고손자…

마쓰모토 신임 외상은 정치 경력이 길지 않은 데다 한일관계 관련 업무를 직접 다룬 경험은 없다. 이 때문에 대표적 지한파 의원이었던 마에하라 전 외상보다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그가 야당 의원 시절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에 부정적 입장을 보여 온 데다 일제강점기 식민지배에 대한 부채의식도 있어 한일관계가 원만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당내 정치적 영향력이 마에하라 전 외상만큼 크지 않아 외무성 내 무게중심이 사무차관 등 관료로 이동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마쓰모토 외상은 2001년 이후 11번째 일본 외교사령탑이다. 이 기간 일본 외상들의 평균 재임 기간은 1년이 안 된다. 같은 기간 미국 국무장관과 중국 외교부장은 각각 3명이었다. 마에하라 전 외상은 최근 사퇴하면서 “내가 외상이 된 후 처음 만난 어느 나라 외교장관이 ‘당신은 내 재임 기간에 만나는 7번째 일본 외상’이라고 말하더라”며 외상의 잦은 교체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 말을 한 사람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일 가능성이 높다. 라브로프 외교장관은 2004년 이후 8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이제 8번째 일본 외상을 상대하게 됐다.

하긴 ‘한 달짜리 외상’도 있었다.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가 2007년 8월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외상을 임명했으나 9월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총리 내각이 들어서면서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 외상으로 교체됐다. 미일관계와 중-일관계, 한반도 정책 등 막중한 외교정책을 지휘하는 외상이 ‘파리 목숨’인 셈이다. 이는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경제력에 걸맞은 외교력과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는 주원인이기도 하다.

한국 외교사령탑도 비교적 단명이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2001년 이후 8번째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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