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린폴리시 보도 “카다피 ‘세계혁명센터’는 阿-남미 독재자 사관학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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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세계 각국 독재자들의 ‘선생님’ 역할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4일 악명 높은 여러 독재자 및 독재자의 핵심 측근들이 카다피 원수가 세운 세계혁명센터(WRC)가 배출한 졸업생들이라며 ‘WRC는 폭군들의 하버드대’라고 지적했다.

카다피 원수는 1980년대 리비아 동부 벵가지 인근 사막에 WRC를 세웠다. 여러 나라에서 선발된 훈련생들은 WRC 내 캠프에 머물며 무기 사용법, 정보활용 능력, 사상훈련 등 다양한 교육과정을 밟았다. 훈련생의 지위와 전문성 정도에 따라 짧게는 수주일, 길게는 1년 이상 교육을 받은 뒤 본국으로 돌아가 무장투쟁을 벌였다. 리비아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아프리카 국가뿐만 아니라 니카라과의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 등 남미 국가 출신도 다수 포함됐다.

카다피 원수는 WRC 졸업생 중 일부를 추려 별도 모임을 만들었는데 ‘동문’들끼리 상대국의 투쟁을 서로 지원하도록 유도하는 한편 석유를 판 자금으로 이들의 활동을 지원했다. 실제로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 부르키나파소 등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동문의 무장혁명을 지원하기 위해 병력과 자금을 지원하고 무기를 공급한 사례들이 적발되기도 했다.

FP는 대표적인 WRC 졸업생으로 △국제 전범 재판에 회부된 라이베리아의 찰스 테일러 전 대통령 △시에라리온의 포다이 상코 전 반군 지도자 △차드의 이드리스 데비 대통령 △콩고민주공화국의 로랑 카빌라 전 대통령 △부르키나파소의 블레즈 콩파오레 대통령 등을 꼽았다. 짐바브웨의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은 WRC 졸업생은 아니지만 리비아로부터 원조와 석유를 받으면서 카다피 원수와 끈끈한 관계를 맺었다.

카다피 원수의 테러리즘 투자는 많은 이득을 안겨주고 있다. 카다피 원수는 2001년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군사 개입해 정권을 지켜준 대가로 우라늄 구리 다이아몬드 원유 등의 개발권을 99년간 인정받았다고 FP는 전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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