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美-中 정상회담]이전 정상회담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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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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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차례나 만났던 두 정상, 지금까지 ‘통 큰 합의’는 없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국빈방문으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 주석은 8번째로 만나게 됐다. 재임 기간이 8년인 후 주석과는 달리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한 해에 평균 4차례의 면담을 한 셈이다.

이번 후 주석의 워싱턴 국빈방문 중에는 처음으로 북한 문제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있을 예정이다. 이전 7차례의 면담에서도 북한문제가 언급된 적이 있지만 2차 핵실험 강행,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한반도 안보 불안을 가속하고 있는 북한에 압력을 가했다는 평가를 받은 회담은 없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차기 미국 국방장관 후보 중 한 명인 존 햄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장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이 동북아지역의 국제관계를 둘러싸고 미국과 어떤 협력적 정책을 추구할 것인지에 대한 답을 요구할 소지가 높다”며 “동북아 안보에 대한 미중의 협력방안 모색은 이번 회담의 가장 주요한 이슈”라고 말했다.

그동안 오바마 대통령과 후 주석이 주로 만난 곳은 주요 20개국(G20) 회의 등 다자회의였다. 당선자 신분이던 2008년 11월 제1차 G20 정상회의를 제외하고 4차례의 만남에서 두 정상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위안화 절상 문제 등 주로 경제이슈를 논했다.

런던 제2차 G20 정상회의에서 두 정상은 연례전략대화를 열고 모든 차원에서 관계 강화에 나서자고 합의했다. 이후 양국은 두 차례(2009년 8월, 2010년 5월) 전략경제대화(S&ED)를 열어 △강력하고 지속적인 경기회복정책 추진 △투명하고 시장중심적인 금융시스템 구축 노력 △교역 및 투자개방 확대 △보호무역주의 지양 등에 합의했다. 두 번의 S&ED는 합의내용도 내용이지만 외교, 재무장관을 포함한 주요 장관이 총출동하는 연례행사가 되면서 양국 정부 간 교류의 폭을 확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보문제를 논의한 것은 2010년 4월 워싱턴에서 열린 핵안보 정상회의 정도가 눈에 띈다. 당시 후 주석은 핵개발 의혹을 받는 이란에 대한 제재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혀 미국의 체면을 살려줬다.

하지만 ‘통 큰 합의’는 많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기술관료 출신으로 마오쩌둥(毛澤東)-덩샤오핑(鄧小平)-장쩌민(江澤民) 등 역대 중국 지도자에 비해 카리스마가 떨어지는 후 주석의 지도력 부재를 꼬집는다. 반면 더는 유일 초강대국이 아닌 미국의 영향력 약화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나마 합의사항도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는 “중국은 양국 간 합의사항을 이행하는 속도가 답답할 정도로 느려 미국 당국자들을 좌절시키는 사례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2009년 11월 오바마 대통령의 중국 방문 당시 양국은 ‘청정에너지 공동 연구 프로젝트’에 합의했다. 이 합의는 한층 깊어지는 양국 관계와 ‘기후변화’라는 세계적 도전에 대한 양국의 공동 대처를 상징하는 증표였다. 당시 두 정상은 ‘조만간’ 가칭 ‘미중 클린에너지 연구센터’라는 공동 연구소를 설립해 △전기차 △에너지 고효율 빌딩 건축 △석탄 청정화 기술 개발 등을 하자고 합의했다.

하지만 미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중국 정부가 풍력과 태양에너지 관련 장비 업체에 편파적인 정책을 편다고 제소해 양국 정상 간 합의를 무색하게 했다. 또 청정에너지 개발 프로젝트는 계속 검토 중이고, 연구소 설립 이야기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기후변화와 관련한 양국의 공동 대처도 매우 드물었다. 양국 정상이 합의한 지 한 달 뒤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기후변화회의에서 중국의 반대에 미국은 경악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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