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Cs국가 ‘高물가 동병상련’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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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금리인상-농산물 수출금지 등 대책 부심

브릭스(BRICs) 국가가 치솟는 물가 탓에 몸살을 앓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 보도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빠른 경기회복과 수출호조를 보이며 세계 경제의 5분의 1을 짊어진 중국 브라질 인도 러시아가 이에 따른 소비 확대와 특히 식량가격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비상이 걸린 것이다.

신흥경제국 정부는 금리 인상에서부터 농산물 수출 금지(인도와 러시아) 같은 극단적 조치까지 하며 물가를 잡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급상승하는 식량가격이 나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저소득층 가계를 위협해 사회 불안을 초래할까 우려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물가상승률 5.9%로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브라질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고 금리를 10.75%까지 올렸다. 미국과 일본의 투기성 자본은 옳다구나 브라질로 몰렸고 브라질 헤알화의 가치는 2009년 이래 달러 대비 35%까지 상승했다. 이는 수출 및 국내 제조업 경쟁력 저하를 가져왔다. 지우마 호세프 새 정부는 공약으로 삼은 복지지출 확대를 억제하는 정치적 결단을 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중국은 지난해 하반기 2년 만에 금리를 두 차례 올리고, 은행의 대출조건을 엄격히 하며 불법 식량 투기를 단속하는 등 다양한 물가 억제 조치를 취했다. 그런데도 멈추지 않는 식량가격 상승은 지난해 11월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린 주요인이었다.

지난해 식량가격 상승에 기인한 인플레이션을 겪으며 금리를 6차례나 올렸던 인도는 이달 25일 인도중앙은행 정책회의에서 다시 금리를 올릴 것이 확실시된다. 지난여름 가뭄으로 밀 가격이 너무 올라 수출금지 조치까지 내렸던 러시아 역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

이런 흐름은 인플레이션율이 낮은 미국과 유럽, 디플레이션 우려마저 있는 일본과는 대조적이다. 신흥경제국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6000억 달러 추가 경기부양책이 인플레이션을 더 부추긴다며 불만이 많다.

반면 일부 전문가는 “현재 인플레이션율은 2008년 금융위기 이전 물가가 최고점에 이르렀을 때보다도 낮다”며 “신흥경제국의 인플레이션 소용돌이에 대한 우려는 지나친 감이 있다”고 주장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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