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노벨평화상 ‘물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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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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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 전날 급조한 ‘공자평화상’ 행사 첫 수상자로 롄잔 대만 前부총통 선정
“中포함 19개국 노벨상시상식 불참”… 美하원 ‘류샤오보 석방’ 결의안 추진

중국의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劉曉波)가 수상자로 결정된 올해 노벨 평화상 시상식(10일)을 앞두고 중국이 타국의 시상식 참석을 막는 방해공작 강도를 갈수록 높여가고 있다. 여기에 고대 사상가이자 유교의 시조인 공자의 이름을 따 ‘공자평화상’을 급조해 평화상 시상식 하루 전인 9일 행사를 치른다. 노벨 평화상의 권위에 정면도전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공자평화상 위원회는 8일 중국 본토와 대만 간 평화 증진에 기여한 롄잔(連戰·사진) 전 대만 부총통을 첫 수상자로 발표했다.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를 다분히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 측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설립자,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티베트 불교의 2인자 판첸 라마 등도 후보로 올랐으며 롄 전 부통령이 수상자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중국이 외교 채널을 총동원한 타국 시상식 불참 설득으로 3주 전만 해도 6개국에 불과했던 불참 국가가 18개국까지 늘었다. 노벨상위원회에 대표 불참 의사를 밝힌 18개 국가는 아프가니스탄 콜롬비아 쿠바 이집트 이란 이라크 카자흐스탄 모로코 파키스탄 필리핀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세르비아 수단 튀니지 우크라이나 베네수엘라 베트남이다. 뉴욕타임스는 불참 국가가 단기간 내에 3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은 중국이 노벨 평화상 시상식을 방해하기 위해 얼마나 강력한 압력을 행사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벨상위원회는 현재까지 참석 의사를 밝힌 국가가 44개국에 이른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오슬로에 대사관을 둔 65개국에 초청장을 보냈다. 노벨상위원회 예이르 루네스타 사무총장은 불참국이 늘어난 데 대해 “일부 국가는 중국의 압력으로 불참한 게 확실하다”며 “또 일부 국가는 노벨 평화상을 받는 다음번 반체제 인사가 자국에서 나올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과거 역사를 볼 때 가장 논란이 됐던 수상 사례 중 일부가 가장 성공적인 경우였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 정부는 노벨상위원회에 대한 불만을 연일 이어갔다.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일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100여 개 국가와 국제기구가 중국의 입장을 명확히 지지했다”며 “시상식에 많은 국제사회 구성원들이 참석하지 않는 것을 분명하게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숫자까지 감히 발표한 것은 확실한 근거가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장 대변인은 노벨상위원회를 광대에 비유하기도 했으며 노르웨이가 반(反)중국 익살극을 이끌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미국 하원은 류샤오보 석방 촉구결의안을 8일(현지 시간) 표결에 부칠 것으로 알려졌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7일 결의안 지지연설에서 류샤오보의 즉각적이고 조건 없는 석방을 촉구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동아논평 : 노벨 평화상 거부하는 나라, 중국
▲2010년 10월11일 동아뉴스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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