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1년 ‘평양 원폭투하’ 모의비행… 美, 6·25때부터 北에 核위협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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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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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해제 美정부문서서 드러나

1950년대 초부터 최근까지 미국은 북한에 핵무기 사용 위협을 반복적으로 해왔다고 AP통신이 9일(현지 시간) 전했다. 올해 6·25전쟁 발발 60주년을 맞아 비밀 해제된 미 중앙정보국(CIA) 등 미 정부 문서(사진)에 따르면 한반도에 처음 핵무기가 배치된 것은 북한의 남침 7주 후인 1950년 8월. 같은 해 11월 중공군이 개입했을 때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은 “원폭 사용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공언했다. 더글러스 맥아더 전 사령관은 “북한-중국 접경에 원폭 30∼50개를 투하할 계획”이라고 구체적인 숫자까지 밝혔다.

미국의 대북 핵공격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때는 1951년 4월 중공군의 대공세가 임박했을 때지만 실제 핵공격이 이뤄지진 않았다. 이후 미 공군은 1951년 9, 10월 B-29 폭격기로 평양 상공 원자폭탄 투하를 위한 모의 비행까지 수행했다. 북한에 대한 핵공격은 트루먼 대통령의 승인까지 있었지만 미군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은 채 중공군을 물리쳤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은 “(거듭된) 핵위협이 중국 측에 전달돼 중국이 휴전협정에 서명하도록 압박하는 효과를 냈다”고 밝혔다.

6·25전쟁 종전 뒤에도 미국 측의 ‘핵 언급’은 계속됐다. 1953년 8월 20일 미 전략공군사령부는 중국 만주, 북한에 원폭을 공중 투하하는 ‘작전계획 8-53’을 공군사령부에 보냈다. 이 계획에는 ‘대량의 원폭 사용’이 언급됐다. 1960년대 주한 미군은 유사시 15분 안에 북한을 핵무기로 타격하기 위한 계획을 검토했지만 핵보유국인 중국과 소련의 반응이 예측하기 어려워 최종 입안하지 못하고 폐기했다.

하지만 미국은 한국과 일본 오키나와에 핵무기를 배치했다. 1967년 남한과 일본 오키나와에 배치된 핵탄두는 약 2600개에 이른 것으로 추산된다. 1975년 북한이 재(再)남침을 위협하자 제임스 슐레진저 전 국방장관은 남한 내 핵무기 배치를 처음 공개 확인했다. 한국에 배치된 핵무기는 지미 카터 행정부 때부터 줄기 시작해 1991년 완전 철수했다.

올해 4월엔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2010 핵태세검토보고서(NPR)’를 통해 “평양에 대해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있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모든 옵션’이란 북한에 대한 핵공격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일본 캐논국제연구소의 미네 요시키 전 대사는 “(미국의 핵 공격 가능성이) 북한에 핵무기 ‘개발 획득 보유’의 구실을 만들어주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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