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강국 독일…역시 ‘유럽의 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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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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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유럽 경제의 기관차’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다른 선진국과는 달리 서비스업보다는 여전히 제조업에 강점이 있고, 내수보다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독일 경제 모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들은 16일 “독일이 지난해 60년 만의 최악의 침체에서 벗어나 다시 유럽의 엔진으로 복귀했다”고 보도했다.

○ 경제지표 모두 유럽 최고 수준

독일 정부는 최근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1분기보다 2.2% 늘어났다고 밝혀 세계를 놀라게 했다. 독일의 이번 성장률은 전문가들의 예상치(1.3%)를 뛰어넘은 것은 물론이고 1990년 통일 이후 최대 기록이다. 독일의 빛나는 성적 덕분에 전체 유로존의 2분기 평균 성장률도 1.0%로 최근 4년 이내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번 ‘성장률 서프라이즈’에 고무된 독일 정부는 올해 전체의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1.4%)의 2배 이상인 3.0%로 재조정했다.

다른 경제지표들도 모두 긍정적이다. 독일의 6월 수출액은 전달 대비 3.8%, 전년 같은 달 대비로는 29% 증가했다. 세계 경기회복과 기업투자 증가에 힘입어 공장 주문량도 1년 전보다 24.6% 늘어났다.

독일의 지난달 실업자 수도 전달보다 2만 명 감소한 321만 명으로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현재 독일의 실업률은 7%대 중반으로 평균 10%, 최대 20%에 육박하는 유럽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안정적이다. 기업들의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신뢰지수 역시 지난달 106.2로 전월(101.8)보다 큰 폭 상승했다.

○ 위기에서 빛난 ‘라인 강 경제의 저력’

독일 경제는 1990년대만 해도 통일 후유증과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로 ‘유럽의 늙은 병자’ 취급을 받았다. 아시아의 개발도상국처럼 제조업과 수출에 의존하는 모습은 아일랜드나 아이슬란드 등 유럽 내 신흥 경제강국들이 금융·서비스업을 무기로 매년 고성장을 지속하는 것과도 자주 비교가 됐다. 하지만 이들 나라가 금융위기로 하루아침에 무너진 반면 독일은 발 빠른 정책대응과 견고한 산업기반을 무기로 미국과 일본, 유럽의 다른 나라들을 제치고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FT는 “자동차 및 기계류, 화학제품, 전자제품 산업 등 4개 업종이 독일 경제를 이끌고 있다”며 “공장 주문량의 증가는 그동안 현금만 쌓아놨던 기업들의 신규 사업 및 생산 장비에 대한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일이 오래전부터 세계 각국에 판매망을 갖고 있어 글로벌 경기회복의 흐름을 빠르게 탔다는 점, 경제위기 때 최대한 해고를 줄여 소비자의 구매력이 어느 정도 유지됐다는 점 등도 높은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주요 수출 시장인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는 것은 여전히 위험요소로 남아 있다. 최근 1년 독일의 대중(對中) 수출액은 전해보다 30%나 증가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16일 “독일이 일자리의 기적을 만들었다고 하지만 실업률 감소의 많은 부분은 임시직이나 저임금 일자리가 생겨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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