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만 기름유출 장기화 조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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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 돔 설치작업 중단돼

멕시코 만 원유 유출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0일 폭발한 ‘디프워터호라이즌’ 석유시추시설 사고는 10일로 사고 발생 21일을 맞는다. 하루 최대 21만 갤런(약 79만4000L)의 원유가 바다로 흘러나오고 있지만 아직 원유 유출을 근본적으로 막지 못하고 있다.

영국 석유회사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해저에 오염물질 차단 돔을 설치하는 작업을 진행했지만 7일 밤 작업을 일시 중단했다. BP는 7일 오전부터 사고 발생지인 석유시추시설 폭발 해상에서 돔을 해저로 내려보내 원유가 유출되는 파이프 구멍 위에 씌우는 작업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날 밤 해저인 1.6km까지 내려간 상태에서 작업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작업 도중 돔 내부에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발생해 돔을 해저에 가라앉히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불타는 얼음’으로 불리는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천연가스와 물이 결합해 생기는 것으로 고체 에너지원으로 물보다 가볍다. 또 돔 윗부분에 형성되는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향후 돔 내에 모인 원유를 파이프를 통해 해상 시추선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더그 서틀스 BP 최고운영책임자는 “해저에 설치하던 오염방지 돔을 옆으로 옮겨놓고 가스 하이드레이트 형성을 막을 수 있는 방안과 다른 기술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돔 설치작업은 얕은 바다에서는 시도된 적이 있지만 이번처럼 깊은 바다에서는 시도된 적이 없어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웠다.

BP는 당초 오염물질 차단 돔을 설치하고 돔 윗부분에서 해상 시추선까지 파이프를 연결하는 작업을 10일까지 완료해 돔 안에 모인 원유를 끌어올려 원유 유출량의 85%를 차단한다는 생각이었다. BP는 이 작업이 실패할 경우 현 유정에서 1.6km 떨어진 곳에 감압 유정을 뚫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하지만 최소한 2, 3개월이 걸려 원유 유출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현재 사고 해역 주변에 떠있는 기름띠가 멕시코 만류를 타고 동부 연안을 따라 북상할 경우엔 플로리다 남단 관광지와 조지아 및 사우스캐롤라이나,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해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사태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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