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이통업체들, 구글과의 사업 취소 움직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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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정부, 구글 접속 완전 차단할 수도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엔진업체인 구글이 검열 문제로 중국 대륙에서 부분 철수하면서 구글의 나머지 사업의 운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글은 애플에 맞서는 스마트폰 생산이나 중저가 컴퓨터용 운영체계인 ‘크롬’ 보급 등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제 확장 여부는 중국 당국의 손에 달렸다. 홍콩으로 옮겨간 구글이 ‘홍콩 야후’처럼 중국 대륙에서 접속이 완전히 차단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 ‘중국 정부, 구글에 보복하나’

중국 제1, 2 이동전화업체인 중궈이둥(中國移動)과 중궈롄퉁(中國聯通)은 휴대전화 홈페이지에 구글의 검색엔진을 설치하거나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를 탑재하는 계약을 취소 또는 연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 최고 부호인 홍콩의 리카싱(李嘉誠)이 운영하는 TOM그룹은 24일 발표한 성명에서 “중국 당국의 규제에 따르기 위해 기존 계약 만료 이후 구글 검색 서비스 사용을 중단한다”며 누리꾼이 구글 검색엔진 서비스를 통해 자사 사이트를 방문하는 것을 중단시켰다.

이번 사태는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달라이 라마 면담, 위안화 절상 압박 등으로 미중 관계가 악화일로인 가운데 튀어나와 양국의 자존심 싸움이 됐다. 이 때문에 중국 소비자나 관련 업체가 구글을 기피할 여지도 없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 중국 당국↔누리꾼, 방화벽 설치↔우회로 뚫기 숨바꼭질

구글 차이나 검색사이트가 홍콩으로 옮겨갔지만 대륙 사용자들이 접속하려면 ‘대방화벽(Great Firewall)’을 거쳐야 한다. 따라서 민감한 단어가 검열을 통해 걸러지는 것은 물론이고 ‘구글 홍콩’의 접속이 완전히 차단될 수도 있다.

물론 중국 누리꾼 사이에서는 어떤 방화벽도 뚫고 외부 사이트와 접속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퍼져 방화벽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이에 당국은 방화벽을 다시 강화하는 등 ‘창과 방패’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우제유란(無界游覽)이라는 프로그램은 지징왕뤄(極景網羅)라는 업체가 ‘인터넷에 장벽을 없애겠다’는 사명을 내걸고 무료로 제공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하면 ‘구글 홍콩’도 아닌 구글 미국 사이트(www.google.com)에 직접 접속할 수 있다.

한편 양국은 ‘구글 철수’의 파장이 커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미 국무부 필립 크롤리 공보담당 차관보는 23일 “이번 결정은 구글의 자체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중국에서 철수하겠다는 구글의 결정은 개별 기업의 행위”라며 “이를 중미 관계와 연관시키는 것은 과민반응”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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