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권한흡수 새 금융감독기구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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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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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원 금융위원장 ‘슈퍼 금융개혁법안’ 제출


크리스토퍼 도드 미국 상원 금융위원장(65·민주당·사진)은 10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주요 감독권한을 흡수한 새로운 금융감독기구 신설 등을 담은 이른바 ‘슈퍼 금융개혁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새 개혁안은 백악관이 낸 개혁안과 달리 유례없이 강력한 통합 금융감독기구 설립을 제안하고 있어 워싱턴 정가와 금융권이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개혁안의 핵심은 소비자들의 금융 피해를 막아줄 소비자금융보호청(CFPA)과 FRB 등 기존 금융감독기구 4곳의 권한을 통폐합한 금융기관감독청(FIRA)을 신설하는 것. 슈퍼 감독기구로 불리는 FIRA가 신설되면 FRB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금융기관을 직접 감독할 수 있는 권한을 잃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1일 “개혁안이 승인되면 FRB는 전통적인 금융감독 권한을 빼앗길 것”이라고 보도했다.

FRB와 금융권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벤 버냉키 FRB 의장(56)은 최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등에서 “금융 관련 감독기관이 모두 참여하는 위원회 구조가 금융시스템에 대한 위협을 감시하는 데 더 효율적”이라고 사실상 FRB의 권한 강화를 요구하면서 금융감독 권한을 통합한 감독기구의 구상을 강력히 반대했다.

도드 위원장은 법안 제출 뒤 민주당 금융위원들이 배석한 기자회견에서 “지난 수십 년간 FRB는 소비자 보호의 책임과 은행감독 권한을 행사해 왔지만 그것은 냉혹한 실패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FRB를 벌주기 위해 개혁안을 마련한 것이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 “(금융감독 권한을 통폐합하면) 그동안 은행들이 여러 감독기관 중 자신들에게 유리한 기관을 골라 감독을 받던 관행은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개혁안 제출 뒤 경제전문가 4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 “전문가들 절반 이상이 ‘FRB의 권한을 쪼개려는 계획은 실수’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본격적인 법안 심리는 다음 달 초 시작된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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