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 자산 인수후 英바클레이스 ‘펄펄’ 日노무라 ‘설설’

  • 입력 2009년 9월 15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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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 1년전 오늘지난해 9월 15일 촬영한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부근의 리먼브러더스 본부 건물과 간판. 정확히 1년 만인 15일 투자자들은 세계 경제를 휘청거리게 했던 리먼브러더스의 몰락 1주년을 기리는 행사를 갖는다.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은 미국 역사상 최대의 파산으로 꼽힌다. 뉴욕=AFP 연합뉴스
리먼 1년전 오늘
지난해 9월 15일 촬영한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부근의 리먼브러더스 본부 건물과 간판. 정확히 1년 만인 15일 투자자들은 세계 경제를 휘청거리게 했던 리먼브러더스의 몰락 1주년을 기리는 행사를 갖는다.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은 미국 역사상 최대의 파산으로 꼽힌다. 뉴욕=AFP 연합뉴스
파산한 리먼브러더스를 인수한 영국의 바클레이스와 일본 노무라 증권의 성적표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14일 인터내셔널 헤럴드트리뷴에 따르면 리먼의 북미사업부를 인수한 바클레이스는 리스크 관리와 파이낸싱 분야에서 유럽 최대은행으로 등극했다. 반면 리먼의 유럽 및 아시아부문을 사들인 노무라는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못한 데다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로 조직 융합조차 난항을 겪고 있다.

바클레이스는 리먼의 북미 사업부를 17억5000만 달러에 인수한 뒤 일주일 만에 전격적으로 자사의 최고 금융팀을 꾸려 미국 내 사업운용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바클레이스는 올해 상반기에만 30억6000만 달러의 순익을 올렸고, 투자은행 부문의 세전 수익도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채권자본시장에서도 JP모간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전문가들은 금융위기를 틈타 상상치도 못한 헐값에 리먼을 인수한 바클레이스가 이번 게임의 가장 큰 승자라고 입을 모은다.

반면 리먼의 유럽 사업부를 단돈 2달러에 인수한 노무라의 상황은 암울하다. 노무라의 주가는 같은 기간 36%나 곤두박질쳤고, 최근 6분기 만에 분기수익 흑자를 기록했으나 12개월간 손실이 7080억 엔이나 됐다. 노무라의 보수적 색채와 리먼의 위험감수적 기업문화가 충돌해 두 조직의 화학적 결합이 실패했다는 보도도 잇달았다. 옛 리먼 직원들을 잡기 위한 연봉보장 조건이 내년 3월에 끝남에 따라 인력 탈출 러시가 나타날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은 14일 “바클레이스는 유럽 및 아시아에서의 인수합병 시장에 경쟁력이 부족하며, 노무라는 최근 유럽의 주식거래시장에서 1위 자리를 회복했다”며 “바클레이스도 생각보다 안정적이지 않으며, 노무라도 조직통합만 성공한다면 희망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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