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만 준다면… 임금 절반 삭감도 OK”

  • 입력 2009년 9월 1일 10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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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실업률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미국의 구직자 상당수는 일자리만 생긴다면 임금을 깎여도 상관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미 CNN이 31일 보도했다.

CNN은 구직컨설팅회사인 넥스트 스텝스 커리어 솔루션(Next Steps Career Solutions)의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구직자의 65%가 이전 직장에서 받던 급여보다 30%나 깎인 임금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또한 구직자 3%는 40%까지, 4%는 절반까지 급여 삭감을 감수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경력관리자문회사를 운영하는 폴 버나드는 "옛날 같으면 직장을 옮길 때는 임금을 최소 10¤15% 정도 올려 받는 것이 기본이었지만 실업률이 두 자릿수를 위협하는 지금은 20% 이상 임금삭감을 요구받는 것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테네시주에 살고 있는 레베카 이슨은 철강회사의 관리직으로 일하면서 연봉 3만3000달러를 받았으나 일자리를 잃고 난 후 지금은 시간당 9.25달러를 받으면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임금이 40%나 삭감된 것이다. 더구나 종전 직장과 달리 의료보험과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실제 임금 삭감 폭은 훨씬 더 큰 편이다.

이슨의 남편 크리스 역시 최근 실직한 후 종전보다 임금이 절반으로 줄어든 임시직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임시직이기는 하지만 부부가 모두 일자리를 갖고 있는 것을 고맙게 여긴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택대출 원리금 상환과 보험료, 생필품 구입 등 기본적인 지출에 부부의 수입 전액을 투입하며 빠듯하게 생활을 꾸려나가고 있다.

이슨 부부의 상황은 경기침체가 시작된 이후 미국인의 일반적인 모습이라고 CNN은 전했다.

CBIZ의 자회사인 EFL어소시에이츠의 제이 메슈키 사장은 "실직자들이 종전 급여의 50%까지 깎이는 것을 감수하는 경우를 매일 본다"면서 "식료품 구입과 자녀의 교육비, 건강보험료 등 매달 꼭 지출돼야 하는 항목을 생각하면 절반이라도 받고 일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삭감된 임금이 앞으로 경기가 회복된 이후 다시 예전수준으로 갈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경기가 호전돼 고용시장이 공급과잉 상태에서 수요초과 상태로 바뀐다면 근로자들이 높은 수준의 임금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는 낙관론이 있다. 반면 근로자의 최종 직장 임금이 몸값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들어 대폭 삭감된 임금이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인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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