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3億명의 ‘황금 지갑’ 열어라

  • 입력 2009년 3월 21일 02시 58분


떠오르는 중국의 젊은 소비층… 3億명의 ‘황금 지갑’ 열어라

“원할 때 언제든 해외여행을 하고 싶어요. 일만 하고 놀지 못한다면, 아마 바로 미쳐버릴 거예요.”

정보기술(IT)업계에서 일하는 21세의 중국 젊은이에게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중국 소비자를 공략하려는 기업들은 이 젊은이의 대답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국경을 넘나드는 커뮤니케이션이 자유로워지면서 선진국 젊은이들에게서 발견되는 행태를 이제는 중국 젊은층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다. 유럽과 미국에 있는 수백만 명의 또래들처럼 중국 젊은이들도 MSN 메신저에서 이모티콘을 써가며 채팅한다. 이들은 또 페이스북과 프렌즈터 같은 온라인 네트워킹 사이트를 통해 친분을 쌓고, 유튜브에서 최신 유행 동영상을 찾는다.

글로벌 컨설팅사인 모니터그룹의 송기홍 아시아 공동대표와 엔젤라 왕 베이징(北京) 사무소 프로젝트매니저는 동아비즈니스리뷰(DBR) 29호(3월 15일자)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 젊은층이 새로운 마케팅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기고 내용 요약.

○ 3억 300만명… 전체 소비자의 약 26% 차지

중국의 젊은층은 3억300만 명으로 중국 전체 소비자의 약 26%를 차지한다. 모니터그룹이 지난해 11월 중국의 베이징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에 사는 15∼30세 56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이 직접 지출하는 금액은 월평균 1730위안(약 35만 원)이었다. 이는 부모들이 자식을 위해 매년 간접적으로 지출하는 수십억 위안을 제외한 액수다.

지출 내용 가운데 주택 임차나 식품 구입에 드는 필수 생활비가 전체 소비 지출의 32%를 차지했다. 의류를 사는 데 쓴 돈은 전체 지출의 11%였고 오락과 사교를 위한 지출은 10%였다.

송 대표는 “금전적 제약이 많은 젊은층은 그동안 기업의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이젠 가장 중요한 소비자층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젊은층은 미래의 주류 고객이 될 잠재력이 있을 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들의 제품 구매 과정에도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라

송 대표는 기고에서 중국 젊은층을 겨냥한 5가지 마케팅 방법을 제안했다. 기업은 우선 젊은층의 ‘인생 전환기’를 적극 공략할 수 있다. 15∼30세의 젊은층은 대학에 진학할 때와 첫 직장에 들어갈 때 부모의 통제에서 벗어나 독립하는 등 새로운 환경에 처한다. 이 시기에는 최신 유행을 따르기 위해 지출하며, 제품에 대한 욕구와 선호 브랜드도 바뀐다. 이를 잘 활용한 기업이 차이나모바일이다. 이 회사는 대학생을 겨냥해 고향 집에 거는 통화에 대한 특별 요금제를 만들었다. 또 학기가 시작할 때마다 기차역과 베이징 내 주요 대학 사이를 왕복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했다.

까다로운 젊은 소비자층과 제품 및 서비스에 관한 대화를 나눔으로써 이들을 고객으로 확보할 수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노키아다. 노키아는 최근 젊은 소비자들이 직접 참여해 휴대전화를 디자인하는 대회를 열었다. 이 대회는 블로그, 유튜브, 사회적 네트워킹 사이트와 TV 음악 채널을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됐다.

인터넷과 휴대전화 등 새로운 매체를 활용해 마케팅을 전개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휴대전화 U608 기종을 시장에 내놓기 전에 중국에서 유명한 IT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 제품에 대한 글을 실어 큰 투자비용 없이 시장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또 기업이 콘서트나 스포츠 대회 같은 열광적인 이벤트를 후원해 젊은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것도 좋은 마케팅 방법으로 꼽혔다.

송 대표는 “설문조사 결과 중국 젊은층이 경제난을 심각하게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업은 이들에게 가격 대비 높은 품질을 가진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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