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 “되는 게 없네”…20% 지지율 만회 노린 시정연설 혹평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월 30일 03시 01분



새해 시정연설을 통해 정국 주도권을 다잡으려 했던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가 연설 때문에 오히려 스타일을 구겼다.

20%의 낮은 지지율로 곤경에 처해있는 아소 총리는 28일의 국회 시정연설에서 적극적인 경제회복 청사진을 제시해 국정 자신감을 되찾을 작정이었다. 아소 총리와 측근들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연설을 의식해 더 멋있는 연설을 하려고 애썼다는 후문이 있었다.

하지만 막상 연설 다음 날인 29일 돌아온 것은 이런저런 혹평뿐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문에 자신의 정치이념과 스타일을 담았던 데 반해 아소 총리의 연설문은 여러 부처 관료가 써준 원고를 짜깁기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게 각계의 지적이었다.

다카세 준이치(高瀨淳一) 나고야외국어대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은 국민 한 명 한 명에게 호소하는 형식이었으나, 아소 총리는 ‘정부가 이렇게 할 테니 야당도 그렇게 해 달라’는 데 그쳤다. 국민에게는 아무런 메아리가 없었다”고 비판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9일 전했다.

뒤이은 요사노 가오루(與謝野馨) 경제재정상의 경제분야 연설에서도 아소 총리는 쓴맛을 삼켜야 했다. 아소 총리가 곁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등단한 경제재정상이 연설 도중 ‘아소 총리의 리더십에 따라’란 대목을 쏙 빼고 읽은 것. 요사노 경제재정상이 차기 총리 후보 중 한 명이어서 뒷말이 많다. 마이니치신문은 ‘내가 제일?’이라는 기사 제목을 뽑았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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