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사망자 1000명에 육박 “가자시티는 거대한 무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월 15일 03시 03분



시가전 격화… 레바논發 로켓에 이측 응사

빈라덴 인터넷통해 對이스라엘 성전 촉구

반총장 이집트 도착… 국제사회 휴전논의 본격화


팔레스타인인 아버지는 죽은 아들을 이미 돌아가신 자신의 부친 묘에 함께 묻었다. 또 다른 가족은 세 명의 젊은 사촌 시체를 오래전에 죽은 숙모의 무덤에 한꺼번에 묻었다. 형의 무덤에 묻힌 남자 희생자도 있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이 시작된 지 19일째인 14일 팔레스타인인 사망자가 1000명에 육박했다. 사망자 975명에 부상자만도 4400명에 이르렀다. 장례업자인 살만 오마르 씨는 “가자시티는 거대한 무덤”이라며 “매일 늘어나는 시체에 이미 매장된 묘지를 다시 파헤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유엔은 가자지구 난민들이 처한 심각한 위기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3일 보도했다. 유엔은 3만 명가량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유엔 지원학교에 기거하고 있고, 약 6만 명은 친척집에 대피한 것으로 추정한다. 91개 유엔학교는 이미 난민으로 꽉 찼으며 위생 불량상태도 심각한 상태다.

올파트 자와나(여) 씨는 11일 밤 진격해 온 이스라엘군을 피해 자녀 9명을 데리고 인근 유엔학교로 향했다. 그러나 이미 그곳은 난민 가족으로 넘쳐났고 화장실에서는 악취가 진동해 도저히 머물 수 없어 가자시티 중심부의 남편 사무실이 있는 건물로 피신해야 했다.

14일에도 이스라엘은 이날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 내 경찰지휘본부 건물과 로켓발사 진지, 이집트와의 국경지대 밀수터널 등 60여 곳을 공습했다. 또한 가자시티 도심 근처까지 진격해 들어간 이스라엘군도 하마스와 격렬한 시가전을 벌였다.

레바논 접경지역인 이스라엘 북부 키리아트 슈모나 인근에는 엿새 만에 레바논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정되는 로켓 3발이 떨어졌다. 이스라엘군도 즉각 포탄 8발을 레바논 남부 쪽으로 응사했다고 레바논 보안당국이 AP통신에 전했다.

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은 이날 웹사이트에 공개한 음성메시지를 통해 “이스라엘의 가자 공격에 맞서 무슬림들은 지하드(성전)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가자지구 침략을 저지하는 성전을 촉구한다’는 제목의 빈 라덴 성명은 사진과 함께 알아크사 모스크를 배경으로 22분간 발표됐다. 음성은 예전에 공개된 그의 목소리와 비슷하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또 의약품, 의류, 식량 등 팔레스타인 주민 구호품 2000t을 싣고 가자지구로 접근하던 이란 선박이 이스라엘 군함의 제지로 가자지구 연안 앞 20마일 해상에서 계류 중이라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한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4일 중동 순방을 시작하는 등 국제사회의 다각적인 휴전논의도 본격화했다. 6일간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요르단 등을 방문할 예정인 반 총장은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 도착해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만나 가자-이집트 국경 개방과 국경 감시군 상주 등 휴전안의 핵심 내용을 논의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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