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금융사기 스필버그도 당했다

  • 입력 2008년 12월 17일 03시 06분


저명인사 피해 속속 드러나… 유럽-日 금융사들도 속수무책

미국의 버나드 매도프 전 나스닥증권거래소 위원장이 벌인 500억 달러 규모의 다단계 금융사기 피해 사례가 속속 드러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세계 주요 금융회사는 물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엘리 위젤, 프로스포츠 구단주, 상원의원, 유력 신문사 사주 등 저명인사들도 이번 사기의 피해자로 확인됐다.

스필버그 감독의 변호인은 스필버그의 분더킨더 자선재단이 상당액을 매도프에게 투자했다고 확인했으나 자세한 액수는 밝히지 않았다. 나치수용소에서 살아남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작가 위젤이 설립한 ‘인류를 위한 재단’도 거액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야구팀 뉴욕 메츠의 구단주 프레드 윌폰과 프로미식축구팀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전 구단주인 노먼 브라먼도 이번 사기에 걸려들었으며,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와 뉴욕데일리뉴스의 소유주인 모티머 주커먼도 피해를 봤다.

미국 상원 내 부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프랭크 로텐버그 민주당 의원 측 변호사도 로텐버그 가족 명의의 자선재단이 상당액을 매도프에게 투자했으나 정확한 피해액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금융회사들의 피해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영국 HSBC은행은 매도프에게 투자해 10억 달러가량의 잠재적인 손해를 입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영국 2위 은행인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도 6억 달러가량의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최대 은행인 BNP파리바도 휴일인 14일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3억5000만 유로(약 4억7000만 달러)를 잃을 소지가 있다고 밝혔고, 프랑스 3위 소시에테제네랄은행은 손실 규모가 1000만 유로 미만이라고 발표했다.

스위스 은행들도 37억 유로(약 50억 달러)가량의 손실을 볼 처지에 놓여 있다고 제네바 언론들이 전했다.

일본 최대 증권사인 노무라홀딩스도 15일 성명을 통해 매도프 펀드에 275억 엔을 투자했으며 이로 인한 충격은 ‘제한적’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투자 명세는 공개하지 않았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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