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도 제조업 비정규직 중심 해고 확산
극심한 경기침체로 세계 1, 2위 경제대국 미국과 일본에서 감원 바람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에서 실업자 수는 26년 만에 최다를 기록했고 일본에서는 비정규직 근로자가 주요 희생 대상이 되고 있다.
미국 최대 통신업체 AT&T는 전체 직원의 4%에 해당하는 1만20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AT&T는 감원 이유로 경기침체와 함께 사업 합리화와 사업구조 변화 등을 꼽았다. 화학업체 듀폰도 이날 4분기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정규직 2500명과 계약직 4000명 등 직원 65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욕에 본사를 둔 미디어그룹 비아콤도 이날 전체 직원의 7%에 해당하는 85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처럼 감원 바람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 노동부는 지난주(11월 24∼29일)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를 포함해 현재 실업수당을 받고 있는 실업자가 409만 명으로 26년 만에 400만 명을 돌파했다고 4일 발표했다.
일본에서는 제조업체들이 불황 극복을 위해 전체 근로자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를 우선 감원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5일 보도했다.
중장비 업체 고마쓰는 도치기(회木) 현 오야마(小山) 시 건설기계용 엔진공장에서 일하는 기간제 근로자 약 400명을 전원 정리하기로 했다. 고마쓰는 다른 지역의 공장에서도 500∼1000명을 줄일 예정이다.
도시바는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는 파견 근로자와 기간제 근로자 등 약 800명을 줄이기로 했다. 후지쓰도 반도체 자회사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를 100명 이상 정리하기로 했다. 캐논은 디지털카메라 생산 자회사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근로자 약 1000명을 감축할 계획이다. 이 신문은 일본 38개 주요 제조업체의 올해 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 감원 현황과 계획을 조사한 결과 모두 2만1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美-中200억달러 공동투입 교역 지원
전략경제대화서 합의… 개도국 수입업자 등에▼
미국과 중국이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200억 달러(약29조5400억 원)를 공동 투입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이날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이틀 동안 열린 제5차 전략경제대화를 마치며 이같이 합의했다고 신화통신이 5일 보도했다.
미국 측 대표인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이날 폐막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중국의 수출입은행이 200억 달러를 투입해 금융위기로 타격을 받은 국제무역을 지원하기로 했다”며 “특히 자금이 절실한 개발도상국의 수입업자들을 지원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또 금융규제를 강화하고 국제금융기구에서 개발도상국의 역할을 강화하자는 데 합의했다. 중국 측 단장인 왕치산(王岐山) 부총리는 “이번 대화에서 금융규제 강화와 개발도상국 지원 강화에 합의하는 등 매우 중요한 의견 일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국은 위안화 평가절상 문제에 대해서는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미국의 위안화 절상 요구에 대해 중국은 최근 평가절하로 방향을 선회한 위안화 변동은 정상적인 범위 내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특히 위안화 평가절하를 통해 수출을 늘리거나 경제성장을 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