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쇼크’ 후폭풍]한국 증시 하루새 51조 증발

  • 입력 2008년 9월 17일 02시 56분


경악… 한숨… 공포… ‘월가 쇼크’ 지구촌 말을 잃다

《미국 투자은행(IB)인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과 메릴린치 매각, 보험업계의 공룡 AIG의 유동성 위기 등 초대형 악재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온 월가발(發) 금융위기가 16일 세계 증시를 공황 상태로 몰아넣었다. 》

코스피 90P 폭락… 환율 10년래 최대 50.9원 폭등

中증시 2000붕괴 - 日 4.95% ↓… 전세계 동반 급락

세계 3대 신용평가사, AIG 신용등급 2, 3계단 하향

한국 증시에서는 자금 부족에 허덕이는 외국인들이 주식을 투매해 코스피는 1,400 선이 붕괴됐고 달러당 원화 환율은 1160원으로 급등(원화 가치는 하락)했다.

1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0.17포인트(6.10%)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인 1,387.75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루 하락폭은 한국 증시 사상 3번째, 올해 들어서는 가장 컸다. 종가 기준 주가는 1년 6개월여 만에 최저였다.

코스닥지수 역시 전 거래일보다 37.62포인트(8.06%) 내린 429.29로 마감해 올해 들어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날 하루 코스피시장에서 45조7975억 원, 코스닥시장에서 5조6256억 원 등 총 51조4231억 원의 시가총액이 사라졌다.

이날 오전에는 선물(先物)가격 급락으로 코스피, 코스닥시장에서 프로그램 매도 호가의 효력을 5분간 정지시키는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인 12일보다 달러당 50.90원 오른 11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상승폭은 1998년 8월 6일(70.0원) 이후 10년 1개월 만에 최고였다.

아시아 각국 주가도 폭락세를 보였다. 전날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이 4년 만에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내리며 경기부양으로 돌아섰지만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는 4.47% 급락한 1,986.64로 마감해 2,000 선이 붕괴됐다. 일본의 닛케이평균주가도 전 거래일보다 4.95% 급락한 11,609.72로 장을 마쳐 2005년 7월 이후 3년 2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이에 앞서 리먼브러더스가 파산보호 신청을 낸 15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지난주 종가보다 504.48포인트(4.42%) 내린 10,917.51로 급락했다. 9·11사태 후 첫 개장일인 2001년 9월 17일 이후 하루 기준 최대 하락폭이었다. 그러나 16일 오전 현재 보합세로 돌아섰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들이 유동성 위기에 몰린 미국 최대의 보험사 AIG의 신용등급을 2, 3계단씩 낮추면서 위기가 더 확산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 영상취재 : 임광희 동아닷컴 인턴기자


▲ 영상취재 : 서중석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정주희 동아닷컴 인턴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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