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안주인’ 노리는 미셸 오바마 - 신디 매케인

  • 입력 2008년 6월 13일 02시 58분


미셸 오바마 “정치적 파트너로” …신디 매케인 “전통적 내조자로”

2008 미국 대통령선거 본선전이 펼쳐지면서 양대 후보의 부인들도 뉴스의 전면에 등장했다.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의 부인 미셸 오바마 씨와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의 부인 신디 매케인 씨는 남편들 못지않게 여러 면에서 대조를 이룬다.

미셸 씨는 시카고 시 수도국 공장 근로자인 아버지와 카탈로그 제작업체에서 일하는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프린스턴대, 하버드 로스쿨을 거쳐 로펌에 들어간 미셸 씨는 1989년 여름철 인턴으로 입사한 오바마 후보의 멘터 역할을 하다 사귀기 시작했다.

적극적인 성격, 뛰어난 연설 능력, 남다른 패션감각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남편과의 관계도 ‘동등한 파트너’ 이미지가 강하다. AP통신은 미셸 씨를 힐러리 클린턴, 로절린 카터(지미 카터 대통령의 부인) 씨 등으로 대표되는 ‘비전통적’ 퍼스트레이디 스타일로 분류했다.

신디 씨는 애리조나 주 소재 거대 맥주유통업체 소유주의 외동딸이다. 재활치료 특수교사로 일하던 1979년 하와이의 한 군 장교 파티에서 18세 연상의 유부남인 매케인 후보를 만났다. 매케인 후보는 이듬해 부인과 이혼하고 신디 씨와 재혼했다. 그가 타향인 애리조나에서 정치인 생활을 시작해 상원의원까지 오르는 데는 처가의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학창시절 로데오 퀸 출신으로 치어리더로도 활약했던 신디 씨는 정치무대에 나서길 꺼리는 성격이다. 하지만 2월 미셸 씨가 “어른이 되고 난 뒤 처음으로 이 나라가 자랑스럽다”는 발언을 해 파문이 일자 다음 날 남편 유세장에서 “나는 항상 여러분이, 미국이 자랑스럽다”고 수차례 강조해 정치인의 아내다운 면모를 드러냈다.

네오콘 대변지인 위클리스탠더드, 보수파 잡지인 ‘내셔널 리뷰’ 등은 미셸 씨를 공격하는 기사를 연달아 쏟아내고 있다. 내셔널 리뷰는 4월 21일자에서 ‘불만의 여인’이란 제목하에 날카로운 눈매로 응시하는 미셸 씨의 사진을 표지로 실은 바 있다. 인터넷엔 “최고 교육을 받고 최고 직장에서 승승장구하면서도 미국이 자랑스럽지 않단다”는 식의 야유성 글이 무성하다. 백인사회에 불만을 가진 ‘공격적 여인’으로 색칠하려는 시도들이 감지된다.

신디 씨는 상대적으로 여론의 도마에 덜 오른다. 하지만 사생활을 이유로 세금 보고서 공개를 거부해 비판을 받다 뒤늦게 공개했다(2006년 기준 연소득 600만 달러). 1990년대 초 허리 통증으로 약물중독에 빠져 진통제를 훔치다 걸려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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