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무서운 ‘金 채찍질’

  • 입력 2008년 6월 3일 02시 55분


중국 조정 대표선수들이 훈련을 받고 있다. 이들은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하루 10시간 이상, 1년 365일 하루도 쉬지 않고 강도 높은 훈련을 받고 있다. 사진 제공 뉴욕타임스
중국 조정 대표선수들이 훈련을 받고 있다. 이들은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하루 10시간 이상, 1년 365일 하루도 쉬지 않고 강도 높은 훈련을 받고 있다. 사진 제공 뉴욕타임스
中, 조정 등 8년째 연중무휴 훈련

NYT ‘올림픽 1위 프로젝트’ 보도

“은메달 1000개보다 금메달 1개.”

옛 소련 조정 대표팀 지도자로 이름을 날렸던 이고르 그링코(62·러시아) 씨는 4년 전 중국 조정 대표팀 감독을 맡을 때 중국 체육 당국이 자신에게 주문했던 것을 똑똑히 기억한다. 4년 후 베이징 올림픽에서 중국 조정 대표팀이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

은메달은 필요 없고 무조건 금메달이어야 한다는 이 주문은 중국이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에 얼마나 욕심내는지를 잘 보여준다. 물론 메달 순위에서 미국을 제치고 사상 첫 1위에 오르기 위한 것이다.

미국 뉴욕타임스의 1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8년 전부터 올림픽 금메달 프로젝트를 가동해 엄청난 투자와 지원을 해 왔다. ‘119 프로젝트’로 불리는 이 프로젝트의 대상은 육상, 수영, 카누, 카약, 요트 같은 메달 집약 종목이며 조정도 포함됐다. 119라는 숫자는 이 프로젝트에 포함된 종목들에 걸린 올림픽 메달 수를 합친 것.

중국 당국은 어린 유망주들을 대상으로 정밀 신체검사를 한 뒤 적성과 소질에 맞춰 종목을 정해줬다. 선발된 선수들은 선수촌에서 하루 10시간 이상 매주 하루도 빠지지 않고 훈련을 받았다.

8년이 지난 지금 프로젝트에 포함된 종목의 선수 수는 크게 증가했다. 조정 선수는 8년 전 380명이었지만 지금은 1200여 명. 이 중 70명이 상하이 남서쪽 해안에 마련된 조정 대표팀 훈련지에서 훈련을 받고 있는데 이곳 생활은 교도소를 방불케 할 만큼 엄격하다.

그링코 감독은 “최고의 의료 시설과 체육연구소, 최고의 보트와 코치들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금메달 프로젝트 덕분에 이제까지 올림픽 조정에서 1개의 금메달도 따지 못했던 중국은 최근 몇 년 사이 이 종목 강국으로 급부상했다. 2006년부터 세계선수권과 월드컵에서 중국이 딴 금메달은 모두 18개. 지난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중국은 조정 14개 종목에서 5개의 금메달을 포함해 10개의 메달을 휩쓸었다.

중국의 급성장에 다른 나라들은 놀라는 한편 도핑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미국 조정 대표팀 톰 테하르 코치는 “중국 선수들은 로봇 같다. 그리고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받는다. 그들이 두렵다”고 말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