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목사의 꿈은 아직 미완성” 美 곳곳서 40주기 기념식

  • 입력 2008년 4월 4일 03시 00분


그때 그 자리미국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40주기를 맞아 미국 테네시 주 멤피스의 국립 인권박물관에 그를 추모하는 화환이 걸려 있다. 1968년 4월 4일 킹 목사는 당시 로레인 모텔이었던 이곳 2층 발코니에 서 있다가 제임스 얼 레이라는 암살자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멤피스=로이터 연합뉴스
그때 그 자리
미국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40주기를 맞아 미국 테네시 주 멤피스의 국립 인권박물관에 그를 추모하는 화환이 걸려 있다. 1968년 4월 4일 킹 목사는 당시 로레인 모텔이었던 이곳 2층 발코니에 서 있다가 제임스 얼 레이라는 암살자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멤피스=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흑인 인권운동의 상징이었던 마틴 루서 킹 주니어(사진) 목사의 사망(1968년 4월 4일) 40주기를 맞아 그가 저격당했던 테네시 주 멤피스를 비롯한 미국 전역에서 그를 추모하는 다양한 행사가 벌어지고 있다.

멤피스는 이번 주를 그의 추모기간으로 삼아 전시회, 퍼레이드, 토론회, 세미나 등 다양한 행사를 열었다. 킹 목사가 39세의 길지 않은 삶을 마감한 장소로 이제는 국립인권박물관이 된 로레인 모텔에서도 특별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CNN과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미국 주요 언론들도 그의 꿈과 희망을 재조명하는 특집기사와 그의 암살 배후를 짚어 보는 프로그램 등을 마련했다.

1958년 뉴욕에서 첫 번째 책 ‘자유를 향한 거보(Stride Toward Freedom: The Montgomery Story)’ 발간 기념 사인회를 하던 중 흑인 여성의 칼에 찔린 것을 시작으로 끊임없는 살해 위협을 받아왔던 킹 목사는 3일 멤피스의 메이슨 사원에서 자신의 운명을 직감한 듯 의미심장한 연설을 했다.

이날 그가 멤피스까지 타고 온 비행기도 폭탄테러 위협을 받은 터였다.

훗날 ‘마운틴 톱 스피치(산 정상의 연설)’로 불리게 된 연설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사람들은 살해 위협을 얘기합니다. 당장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지만 이젠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이미 나는 산의 정상에 올랐기 때문입니다. 나도 오래 살고 싶지만 이제 별 상관이 없습니다. 난 하나님의 의지를 실행했으며 그분은 내가 정상에 오르도록 했습니다. 나는 그 정상에서 약속의 땅을 보았습니다. 이제 난 아무것도 두렵지 않습니다. 오늘 밤 난 행복합니다.”

그리고 만 하루가 지나지 않은 4일 오후 6시. 멤피스의 허름한 모텔인 로레인 306호에 묵고 있던 킹 목사는 2층 발코니에서 백인 남성인 제임스 얼 레이가 쏜 총을 맞고 쓰러졌다. 저격 장소는 2차로 도로인 멀버리 가(街) 건너편 하숙집. 망원렌즈를 얹은 구경 30.06mm 레밍턴 소총이 사용됐다.

킹 목사의 암살 현장에 있었던 제시 잭슨 목사는 3일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꿈꾸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에 대해 이야기하며 “미국은 정치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남성이 여성 후보에게 투표하고, 백인이 흑인 후보에게 투표하는 수가 많아지면 미국은 새롭게 태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킹 목사의 장남인 마틴 루서 킹 3세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대선의 승패를 떠나 오바마 후보는 그 존재 자체로 리더십의 새로운 모델을 창조했다”며 “그가 주요 대선 후보가 될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엄청난 의미를 가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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