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심, 0.25초에 갈린다?

  • 입력 2007년 12월 7일 03시 02분


코멘트
美 연구진 “후보 첫인상이 좌우” 결정 시간 측정

선거에 출마한 후보의 인상이 표심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프린스턴대 심리학과 알렉산더 토도로프 박사팀은 “유권자가 선호하는 후보를 선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분의 1초에 불과했고, 그 이상의 추가 시간은 자신의 판단에 대한 확신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대학생 100여 명을 모집해 과거 주지사나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했던 후보들 중 실제 당선자와 경쟁자의 사진을 100밀리초(10분의 1초)와 250밀리초(4분의 1초), 2초간 보여 주고 누가 더 적임자인지 선택하게 했다.

실험 결과 참가자들은 경쟁자보다 당선자가 적임자라고 판단하는 경향이 더 높았다. 후보에 대한 다른 정보 없이 단지 사진만 보고 선택한 결과가 실제 선거 결과와 맞아떨어진 것. 특히 4분의 1초 동안 사진을 봤을 때 당선자를 선택한 비율이 67% 이상으로 가장 높았다.

토도로프 박사는 “특정 정당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은 유권자가 아니면 후보자의 인상이 판단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지심리학이나 신경과학에서는 모르는 사람에 대한 첫인상은 감정이나 무의식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보고 있다. 전에 크게 다퉜던 사람과 닮았으면 이유 없이 미워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각신호는 뇌에서 두 가지 경로로 움직인다. 하나는 감각자극이 모이는 부위인 시상(視床)을 거쳐 이성을 조절하는 대뇌피질로 들어간 다음 정서를 관장하는 편도체(扁桃體)로 전달되는 경로. 보통의 의식적인 반응에서 시각신호는 이 경로를 따른다. 다른 한 경로는 시각신호가 대뇌피질을 거치지 않고 바로 편도체로 전달되는 것. ‘알기’ 전에 이미 ‘느낀다’는 얘기다. 이것이 바로 무의식적인 반응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김대수 교수는 “무의식 반응은 0.5초 내의 극히 짧은 시간에 일어난다”고 말했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