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여객기 비상착륙, 한국 여아 목숨 구했다

  • 입력 2007년 11월 1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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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향하던 9세 어린이

기내서 피 토하며 의식잃어

승객 배려로 착륙 치료받아

중국 남부 광둥(廣東) 성 광저우(廣州) 시에 사는 아홉 살짜리 한국인 여자 어린이가 서울로 가는 기내에서 피를 토하고 의식을 잃는 응급상황이 발생했으나 중국 항공기의 비상착륙으로 생명의 위기를 넘겼다.

15일 상하이(上海)에서 발행되는 둥팡(東方)조보에 따르면 강모 씨는 13일 오후 평소 건강하던 앨리나(영문명)가 가슴이 답답하다고 호소하고 심한 구토와 함께 기침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강 씨는 딸을 데리고 현지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았으나 안심할 수 없어 서울에 가서 제대로 치료를 받기로 하고 14일 오전 8시 57분 중국 난팡(南方)항공 CZ337편에 딸과 함께 탑승했다.

하지만 강 씨의 딸은 기내에서 검붉은 피를 토하고 혈변이 나오면서 결국 의식을 잃었다.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임을 직감한 승무원들이 기내 방송으로 의사를 찾았으나 기내에 의사는 없었다.

결국 승객 70명의 동의를 얻어 상하이 훙차오(虹橋)공항에 비상착륙해 미리 대기한 응급차로 푸단(復旦)대 부속병원으로 환자를 옮겼다.(사진)

훙차오공항에 착륙할 당시 앨리나는 이미 의식을 잃은 지 20분이 지난 상태였다. 앨리나는 이날 오후 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고 간신히 의식을 회복했으나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푸단대 병원 관계자는 “앨리나가 피를 많이 흘려 일종의 쇼크 상태가 온 것 같다”며 “이런 환자에게는 시간이 생명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가 소화기 출혈이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강 씨는 “항공사와 승객들, 병원의 친절로 딸이 생명의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시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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