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시청료 60% 올린다는데 日 NHK는 5~10% 인하 추진

  • 입력 2007년 7월 14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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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공영방송인 NHK가 TV 수신료를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국의 KBS가 최근 수신료를 60%나 인상하기로 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13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NHK는 9월 발표할 예정인 향후 5년 경영계획 중 수신료를 낮추는 방안을 놓고 구체적 검토에 들어갔다.

NHK는 자체적으로 마련한 수신료 인하 방안을 24일 경영위원회에 보고한 뒤 이르면 내년 4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NHK는 수신료 인하폭을 계좌자동이체의 경우 10%, 방문수금의 경우 5%로 상정하고 있다. 현재 지상파 컬러TV를 기준으로 한 NHK의 월 수신료는 계좌자동이체가 1345엔, 방문수금이 1395엔이다.

요미우리신문은 NHK가 고령자와 저소득층에 대해 수신료를 할인해 주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NHK는 수신료를 인하하면 현재 70%가량인 납부율이 약 80%로 높아져 총수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NHK의 수신료 수입은 6130억 엔(약 4조5875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수신료를 전기요금에 합산해서 사실상 강제 징수하지만 일본에서는 시청자들의 자율에 의존하고 있다. 형식상으로는 수신료 납부가 의무화돼 있지만 납부하지 않더라도 처벌 조항이 없어 실질적으로는 의무제로 보기 어렵다.

이 때문에 NHK는 수신료를 5∼10% 낮추신 대신 납부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NHK 집행부의 방안을 NHK 예산에 대한 승인권을 쥔 경영위원회와 일본 정부가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KBS의 수신료 인상 방안을 적극 뒷받침해 온 한국 정부와 달리 일본 정부는 수신료를 20% 인하하도록 NHK에 압력을 넣어 왔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무상은 당초 수신료 의무화 방안이 포함된 방송법 개정안을 3월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었으나 NHK 측이 20% 인하안을 거부하자 법안 제출을 취소한 바 있다.

스가 총무상은 당시 “요금 인하는 NHK 개혁의 시금석”이라면서 “수신료 의무화만 먼저 하면 도저히 국민의 이해를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수신료 20% 인하안을 관철하기 위해 5월 총무성 안에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회를 발족시켰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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