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전쟁 40주년…이스라엘 다시 전면전으로?

  • 동아닷컴
  • 입력 2007년 6월 5일 17시 42분


40년 전 이스라엘 공군 전투기들이 이륙하면서 중동은 전쟁의 불길에 휩싸였다.

1967년 6월 5일은 이스라엘의 영토가 5배 넓어지는 역사적인 출발점이 됐다. 이스라엘은 시리아 요르단 이집트와의 전쟁에서 프랑스제 미라지Ⅲ 전투기를 앞세워 제공권을 장악한 후 6일 만에 시나이 반도를 비롯해 예루살렘과 골란고원을 점령하고 전쟁을 끝냈다.

이후 중동국가들이 석유를 무기로 국제사회를 통해 이스라엘을 압박했고 이스라엘은 시나이 반도를 이집트에 다시 내줬다. 하지만 예루살렘이 속해 있는 웨스트 뱅크를 비롯해 골란고원 지역은 반환하지 않았다.

6일 전쟁으로 불리는 3차 중동전쟁이 발발 한지 40년이 지났지만 이스라엘 영토를 둘러싼 분쟁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전쟁을 치른 레바논과 아직도 크고 작은 국경지역 교전을 계속하고 있다.

팔레스타인과의 무력충돌도 심각한 사태다. 최근 하마스의 로켓 공격이 계속되자 이스라엘 군은 포격을 비롯해 가자지구의 라파 국경까지 지상군을 투입했다.

한때 이스라엘 내각에서 팔레스타인과의 공존의 평화 정책이 나이고도 했지만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강경파를 넘어서지 못했다.

트리뷴미디어 칼럼니스 ‘칼 토머스’씨는 5일자 동아일보에 기고한 글을 통해 최근 이스라엘이 전면전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아닷컴>
<다음은 카 토머스 씨 칼럼 전문이다.>

전쟁에 이기지 못했을 때는 책임이 따르기 마련이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숱한 적의 공격을 훌륭히 막아 냈다. 지난해 여름 레바논의 시아파 정당 조직인 헤즈볼라(신의 당)가 게릴라식 공격을 되풀이하자 이스라엘은 레바논전쟁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테러 조직을 몰아내지도 못했고, 이스라엘군 포로 2명을 석방시키는 데도 실패했다.

이스라엘의 패인을 조사하기 위해 구성된 위노그라드 위원회는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를 패전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으며 헤즈볼라 군대는 신속히 부대를 재편성하고 무기를 사들였다. 이스라엘의 살라이 메리도르 신임 미국 대사에 따르면 올여름 가자 지구나 레바논 혹은 시리아의 테러 조직이 공격을 감행해 또 한번의 전쟁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메리도르 대사는 헤즈볼라도 나쁘지만 가자 지구에 있는 팔레스타인 최대 교전 단체인 하마스가 더욱 큰 문제라고 말한다. 하마스는 무장 테러범은 물론 미사일과 폭약도 많이 보유했으며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다. 헤즈볼라도 수천 개의 단거리 미사일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 역시 이란 정부의 지원을 받는다. 하마스와 헤즈볼라 모두 목적이 같다. 그 목적은 이스라엘을 뿌리째 뽑는 일이다.

위노그라드 위원회의 보고서는 올메르트 총리와 사퇴 의사를 밝힌 아미르 페레츠 국방장관, 당시 군을 지휘했던 단 하루츠 참모총장을 포함한 이스라엘의 최고 통솔자들을 기소하는 성격을 띤다. 치피 리브니 외교장관은 올메르트 총리의 사임을 요구했다. 올메르트 총리는 사임을 거부했으나 리브니 장관을 해고하지도 못했다.

이스라엘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올메르트 총리의 지지도는 조지 W 부시 대통령보다도 낮다. 그의 사임을 원하는 비율이 60%를 넘는다. 지난달 초에는 이스라엘 의회 크네세트에서 총리 불신임 표결이 가까스로 부결되기도 했다. 현재 유력 후임자로 인기를 얻고 있는 사람은 (초강경파인)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다.

네타냐후 전 총리는 최근 크네세트 연설에서 이렇게 역설했다. “지금 이스라엘에는 더 나은 리더십이 필요하다. 평화는 일방적인 조치만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 정책을 되돌아볼 때가 왔다. 우리는 현 상황을 직시하고 강력한 이스라엘로 복귀해야 하며 무엇보다 우리의 자존심을 되찾아야 한다.”

이스라엘은 위기를 느낄 때마다 보수로 회귀해 왔고 이번에도 오른쪽을 돌아보고 있다. 최근 영국의 선데이타임스가 보도한 한 텔아비브 변호사의 말은 이 같은 민심을 반영한다. “이제 아랍이라면 진저리가 난다. 우린 평화에 이르기 위해 아랍인들에게 너무 많은 기회를 주었다. 하지만 그들은 우리가 여기 있는 것을 원치 않는다. 네타냐후의 노선이 옳다고 느끼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또 다른 전쟁을 치러야 할 경우 누구에게 나라를 맡겨야 하는지를 고민 중이다. 위노그라드 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올메르트 총리는 ‘구체적인 군사 계획을 보고받기도 전에 어느 누구와도 상의 없이 성급하게 결정을 내리는’ 인물이다. 네타냐후 전 총리는 이스라엘에 전면전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람이다.

올메르트 총리의 임기는 초읽기에 들어갔고 네타냐후 전 총리의 복귀는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그날이 빨리 오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 메리도르 대사의 ‘최악의 시나리오’에 따르면, 여름만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전쟁도 임박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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