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공동체로"

  • 입력 2007년 4월 23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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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개발과 환경오염, 기후변화로 2007년 지구는 병들어가고 있다. 지구와 생사고락을 함께 해온 인류는 어느새 '나쁜 친구'가 돼버렸다.

하지만 모든 것을 바쳐 환경보호에 애쓰고 있는 몇몇 '좋은 친구들'이 있기에 지구의 미래가 마냥 어둡지만은 않다.

골드만재단은 지구의 날(22일)을 맞아 23일 골드만 환경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환경노벨상으로도 불리는 골드만 환경상은 매년 각 대륙(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북미, 중남미, 도서지역)을 대표하는 풀뿌리 환경운동가를 1명씩 선정한다. 상금은 각 12만5000달러.

환경의 마지막 파수꾼인 수상자들의 아름다운 '지구 사랑' 이야기를 소개한다.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공동체로"=1980년대 아프리카 잠비아의 북 루앙와 계곡을 찾은 환경운동가 하머스쾰드 심윙가 씨의 마음은 무거웠다.

무분별한 밀렵으로 코끼리, 하마 등 야생동물의 수가 급감하고 있었던 것. 하지만 주민들만 탓할 수도 없었다. 밀렵꾼들을 도와주고 얻는 푼돈이 생계유지에 절대적이었기 때문.

그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로 했다. 1994년 '야생보호 및 공동체발전프로그램'을 제창한 그는 야생동물 보호에 앞서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에 앞장섰다.

주민들에게 생활자금을 대출해 주고 교육, 의료 서비스를 개선했다. 일자리를 만들고 농부들에게는 농사기술을 지원했다.

그의 노력으로 마을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가구소득이 100배가량 늘었다. 주민들이 밀렵꾼들에게 협력하지 않으면서 야생동물도 돌아오기 시작했다.

아이슬란드 출신의 오리 비그퍼슨 씨도 어민들의 생계와 환경보호를 동시에 충족하는 '윈윈' 전략을 폈다. 연어 숫자가 급감하는 것에 가슴 아팠던 그는 1989년 '북대서양연어기금'을 조직했다.

은행가 출신인 그는 탁월한 비즈니스 능력을 발휘해 3500만 달러를 모금했다. 이 돈으로 어민들로부터 연어어업권을 사들여 연어를 남획하지 못하게 했다. 그동안 연어 500만 마리를 구해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음하는 우리 동네를 구하라=환경운동은 거창한 사람들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동네'를 지키겠다는 소박한 마음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몽골 옹가 강 유역에 살던 평범한 유목민 체체게 뭉크바야르 씨는 옹가 강이 무분별한 광산 채굴로 오염되는 것을 보고 삶의 목표를 바꿨다. 2001년 옹가 강 보호운동을 제창했고 그의 노력은 몽골 자연보호연합으로 확대됐다.

결국은 정부까지 움직여 지난해 5월 몽골 의회는 광산규제법을 통과시켰다.

아일랜드 북부 마요 카운티의 로스포트 해안 마을에 살던 윌리 코더프 씨도 2003년부터 메이저 석유회사인 쉘의 불법 파이프라인 설치 반대운동을 펼쳤다. 운동은 아일랜드 전역으로 퍼졌고 결국 쉘의 계획은 지난해 무산됐다.

페루의 아마존 밀림마을에 살던 훌리오 쿠수리치 씨와 캐나다 마니토바의 포플라 강 유역에 살던 소피아 라블리아우스카 씨도 대규모 벌목과 수력발전 계획에 맞서 싸워 터전을 지켜냈다.

김재영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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