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Rush]세계 최강 조선업마저…

  • 입력 2007년 4월 2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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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은 지난달 30일 중국 랴오닝 성 다롄 시 장싱 섬에서 ‘STX 대련 조선해양 종합생산기지’ 기공식을 가졌다. 강덕수 STX 그룹 회장이 중국 측 주요 인사에게 공장 조감도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STX조선
STX조선은 지난달 30일 중국 랴오닝 성 다롄 시 장싱 섬에서 ‘STX 대련 조선해양 종합생산기지’ 기공식을 가졌다. 강덕수 STX 그룹 회장이 중국 측 주요 인사에게 공장 조감도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STX조선
삼성중공업이 1997년 중국 저장 성 닝보에 설립한 연생산 12만 t 규모의 블록 조립공장. 올해 안에 닝보 공장 확장 공사가 끝나면 연생산 규모가 20만 t으로 늘어난다. 사진 제공 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1997년 중국 저장 성 닝보에 설립한 연생산 12만 t 규모의 블록 조립공장. 올해 안에 닝보 공장 확장 공사가 끝나면 연생산 규모가 20만 t으로 늘어난다. 사진 제공 삼성중공업
《세계 조선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국내 조선업체들도 최근 중국 현지공장 건설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1997년 중국 저장(浙江) 성 닝보(寧波)에 블록공장을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하반기부터 중국 현지에서 3만 t 규모의 블록을 제작해 국내로 들여온다. STX조선은 아예 랴오닝(遼寧) 성 다롄(大蓮)에 조선해양 종합생산기지 건설에 착수했다.》

이처럼 국내 조선업체들이 중국에 진출하고 있는 것은 중국의 선박 제조기술이나 생산효율성은 아직 한국과 큰 차이가 있지만 인건비가 국내의 6분의 1 수준이어서 생산비용이 20∼30% 저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을 우려해 고부가가치 선박에 대한 연구개발이나 고급 선형기술은 현재처럼 국내에서 지속할 계획이다.

○ STX조선, 중국에 종합조선소 진출

STX조선은 국내 조선업체 가운데 중국 진출에 가장 큰 의욕을 보이고 있다. STX조선은 지난달 30일 다롄 시 장싱(長興) 섬에 ‘STX 대련 조선해양 종합생산기지’ 기공식을 갖고 글로벌 생산 출사표를 던졌다.

STX는 현재 장싱 섬 100만 평 용지에 조선소 및 블록공장 건립을 위한 1차(60여만 평) 매립공사를 완료한 상태다. 나머지 40만 평에는 선박 제조에 필요한 기초소재 생산설비, 엔진 조립 및 시운전 설비, 해양구조물 제조 공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STX는 이번 개발 프로젝트에 총 10억 달러(약 9500억 원)를 투자한다. STX는 국내 조선소 용지 확보의 어려움을 중국 진출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의 지리적, 산업적 이점을 최대한 살려 주물, 단조 등 기초소재 가공에서 엔진 조립 및 블록 제조까지 선박 건조를 위한 주요 부분을 중국에서 종합적으로 수행하는 현지 수직계열화 생산체제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STX는 중국 현지공장에서 벌크선이나 석유화학제품운반(PC)선 등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범용선을 주로 만들 계획이다. 이미 21척의 5만8000DWT(재화중량 총t수)급 벌크선과 4척의 6700대급 자동차운반선(PCTC) 등 총 25척을 이곳에서 건조하기로 결정했다.

STX조선 측은 “향후 2012년까지 ‘대련 조선해양 종합생산기지’에서만 총 30억 달러 규모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며 “중국 공장은 범용선, 진해 조선소는 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등으로 생산기지별 선종 전문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도 중국 진출 가속도

국내 조선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중국에 진출한 것은 삼성중공업이다.

이미 1997년에 닝보에 연간 생산량 12만 t 규모의 블록공장을 지은 데 이어 올해는 블록 생산규모를 20만 t으로 확대한다. 또 2008년 완공을 목표로 산둥(山東) 성 룽청(榮成)에 20만 t 규모의 블록공장 및 해양설비 공장을 설립 중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005년 7월 산둥성 옌타이(烟臺) 시에 ‘대우조선해양 산둥유한공사’를 설립해 올해 하반기부터 3만 t의 선박용 블록을 국내로 들여올 예정이다. 공장이 정상화되는 내년부터는 블록 생산규모가 20만 t으로 늘어난다.

국내 조선업체들이 이처럼 중국에 블록공장 및 신조선소를 짓고 있는 것은 최근 4, 5년간 국내 주요 블록 생산업체들이 중소형 신조선소로 전향하면서 블록의 안정적 공급이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조선업체의 한 관계자는 “폭발적인 건조량 증가와 블록대형화 추세에 발맞춰 더 안정적인 블록 생산이 필요해졌다”면서 “중국 현지 블록공장 건립은 국내 블록 수급의 어려움에 따른 생산효율성 저하를 해결하고 자체 글로벌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시너지가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내 조선업체들의 중국 진출에 따른 기술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자국 내 왕성한 선박 수요와 정부의 든든한 후원까지 얻고 있는 중국 조선업체가 한국의 우수한 기술까지 얻게 되면 ‘날개를 달아 주는 꼴’이라는 우려다.

이에 대해 STX조선의 고위 관계자는 “공동경영에 따른 핵심 조선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중국 투자법인의 형태를 합작이 아닌 100% 단독 지분투자 방식으로 결정했다”면서 “국내 업체들의 투자가 주로 범용기술 위주의 생산설비여서 핵심기술 유출 가능성은 적다”고 설명했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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