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중하 릴레이시리즈]포메이션-축구도 숫자놀음? …월드컵 초중반기

  • 입력 2002년 4월 2일 18시 07분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는 축구팬뿐 아니라 국민 모두의 잔치. 본보는 월드컵기간 국민 모두가 축구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도록 그라운드 안팎의 갖가지 이야기를 ‘상중하 릴레이 시리즈’로 연재한다. 신문 지면이나 방송 해설자의 입에 늘 오르내리는 포메이션 얘기, 월드컵 기간 한국을 방문하는 각국의 축구 문화, 월드컵 심판들의 모든 것 등을 축구 전문가들의 도움말로 꾸민다. 그 첫 시리즈는 ‘포메이션-축구도 숫자놀음’편.》

각 팀 전력의 장단점에 따라 결정되는 포메이션은 월드컵이 시작된 이후 축구 규칙 변경과 매 대회 우승국이 사용한 독창적인 형태에 따라 큰 변화를 겪어 왔다.

월드컵 첫 대회인 1930년 우루과이대회때 유럽 국가들이 들고 나온 포메이션은 수비를 두텁게 한 WM(3-2-2-3·그림)이었다. 이는 1925년 패싱 게임을 활성화하기 위해 오프사이드 규칙이 개정된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전진 패스 때 볼을 받는 최종 공격수와 상대 골라인 사이의 상대 수비 숫자를 3명에서 2명으로 줄였는데 이에따라 상대 공격이 보다 활발해졌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수비를 강화한 것이었다.

‘수비축구의 대명사’ 이탈리아가 이 포메이션으로 34년 12득점 3실점, 38년 11득점 5실점으로 초창기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유럽의 WM은 1950년대 우루과이와 브라질을 앞세운 남미의 개인기에 함락당하면서 위기를 맞게됐고 아울러 혁명이 싹트게 된다. 마침내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때 홈팀 잉글랜드가 미드필더를 대폭 강화한 4-4-2로 패권을 거머쥐었다. 당시 4-4-2는 현재와 달라 양 윙백의 공격 가담이나 측면돌파를 보기 어려웠고 미드필드에서부터 수비에 치중한 포메이션이었다.

1970년대 들어 우승팀에 대한 상금액수가 늘어나면서 각국은 지지않는 경기를 펼쳤고 수비축구도 보다 강화됐다. 빗장수비 ‘카테나치오’를 들고나온 이탈리아가 70년 멕시코월드컵 준우승, 리베로 베켄바워를 앞세운 독일이 74년 서독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것도 수비축구의 승리였다.

하지만 포메이션은 기본적으로 숫자 싸움이다. 공수 양면에서 어떻게 상대보다 수적 우위를 차지하느냐가 관건이다. 74년 월드컵 준우승팀인 네덜란드가 요한 크루이프를 앞세워 선보인 ‘토털 사커’는 이후 세계 축구계에 일대 폭풍을 몰고 온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포메이션이란…선수 배치형태 지칭

포메이션은 골키퍼를 제외하고 선수들이 어떤 형태로 배치돼 있는가를 나타내는 용어다.

‘4-4-2 포메이션’은 수비 4명, 미드필더 4명, 최전방 공격수 2명이며 ‘3-5-2 포메이션’은 수비 3명, 미드필더 5명, 공격수 2명이란 뜻이다.

포메이션을 팀전술과 혼용해 쓰는 경우도 있는데 두 용어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팀전술은 특정 포메이션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느냐는 개념으로 같은 4-4-2 포메이션이라도 감독의 전술에 따라 공격축구 혹은 수비축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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