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세계의 공장' 넘어 '세계의 연구소'로 떠오른다

  • 입력 2007년 4월 10일 17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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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세계의 공장'을 넘어 '세계의 연구소'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일본 유럽의 대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겨냥해 중요 연구개발(R&D) 기지를 중국에 두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는 추세라고 10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소개했다.

일본 전자업체인 히타치제작소는 연구개발본부 직속인 베이징(北京)거점의 인력을 2010년까지 지금의 2.5배인 200명으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히타치는 그룹 전체에서 이미 1000명의 R&D 인력을 중국에 배치했다.

섬유·소재업체인 도레는 장쑤(江蘇)성과 상하이(上海)에 있는 연구소의 인원을 내년까지 지금의 1.5배인 350명으로 증원해 수지 및 섬유관련 고분자 분야의 기초연구를 강화한다.

식품업체인 아지노모토의 상하이 거점은 일본을 포함한 식품 개발에 필수적인 성분분석 작업을 전 세계 그룹사로부터 의뢰받아 수행 중이다.

일본의 자동차 '빅(Big)3'도 중국을 R&D 기지화하려는 대열에 동참했다. 닛산자동차는 광둥(廣東)성의 R&D부문을 320명으로 확충하기로 했다. 도요타자동차는 중국 제1자동차와, 혼다는 중국 광저우자동차와 공동으로 R&D거점을 마련할 계획이다.

미국 쪽에서는 IT 강자인 마이크로소프트와 델이 적극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초 연구를 담당하는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의 북경 거점 연구원을 300명으로 증원할 예정이다. 미국 시애틀 근교 레드몬드에 있는 본부 연구인력 330명에 육박하는 인원이다.

상하이에 있는 외국 기업의 R&D거점은 지난해 말 현재 196곳에 이르며 지금도 매달 2, 3곳 씩 늘어나는 상황이다.

외국 기업이 중국에 투자하는 R&D예산도 매년 증가세를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네덜란드 전자업체인 필립스는 연간 중국에 4000만 유로(약 500억 원)를 투입하고 있다.

연구개발의 성격도 바뀌었다. 이전에는 중국시장을 겨냥한 상품개발이 주류를 이뤘으나 이제는 세계시장을 겨냥한 상품개발 및 기초연구로 격상되는 상황이다.

한 예로 지난해 상하이 R&D거점의 인력을 500명으로 두 배 늘린 델은 중국에서 개발한 저가격 PC를 '신흥시장 겨냥 전략상품'으로 띄워 올렸다.

선진국의 대기업들이 R&D거점으로 중국을 주목하는 이유는 인건비가 싼데다 우수한 이공계 출신 인재들이 대량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학 졸업자는 2005년 338만 명, 지난해 413만 명, 올해 495만 명으로 급증했다. 전체의 절반가량은 이공계 출신인 것으로 추산된다.

도쿄=천광암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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