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역사 빼앗기’ 해도 너무해

  • 입력 2007년 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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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몽골제국의 창시자’ 칭기즈칸(1155∼1227)을 중국인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지난해 12월 29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다른 이민족 국가처럼 칭기즈칸이 세운 몽골제국 역시 중국을 지배했고 많은 몽골족이 현재 중국 국경 안에 사는 점을 근거로 칭기즈칸이 중국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네이멍구(內蒙古) 칭기즈칸 묘 관광구의 총책임자인 궈우룽(郭武榮) 총경리는 “칭기즈칸은 몽골족의 영웅이자 위대한 중국인이며 세계 역사의 거인”이라고 주장했다.

칭기즈칸이 중국인으로 규정되면서 허름했던 칭기즈칸 묘역도 중국 황제에 걸맞게 다시 확장 보수 중이다. 개혁개방 이전 억압을 받았던 몽골인의 전통 축제인 나담도 중국 정부의 후원 아래 부활했다.

중국 정부의 이런 시도는 네이멍구 자치구를 중심으로 조용히 이는 독립 열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의 누리꾼들은 일부 동조하기도 하지만 상당수는 부정적이다.

한 누리꾼은 “미국으로 가 시민권을 얻었다고 해서 그의 선조까지 미국인이 아니듯 일부 몽골족이 중국에 산다고 해서 칭기즈칸 시대의 몽골족이 중국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헤이수이런(黑水人)이라는 ID의 누리꾼은 “칭기즈칸이 원나라를 세웠을 때 중국에는 송나라가 있었고 양국 사이에는 서하(西夏)와 금(金)나라까지 있어 거리가 무려 10만8000리였다”며 “칭기즈칸이 중국인이라는 주장은 역사상 가장 황당한 거짓말”이라고 일갈했다.

한편 중국 지린(吉林) 성은 백두산(중국명 창바이·長白 산)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단독 등재가 어려워지자 세계지질공원 우선 등재를 목표로 방향을 바꿨다.

지린 성은 2006년 12월 17일 백두산의 보호개발 업무를 총괄하는 ‘창바이산보호개발구관리위원회(관리위)’ 주최로 ‘창바이산 세계지질공원 신청 성과 평가심의회’를 열고 백두산의 세계지질공원 등재를 공식화했다.

스궈샹(石國祥) 관리위 주임은 이날 회의에서 “지린 성 정부가 백두산의 세계지질공원 신청을 결정한 목적은 백두산의 자원을 보호하고 합리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것”이라며 “단 한 번에 등재에 성공하자”고 독려했다.

당초 관리위는 백두산을 2008년 2월까지 세계자연유산에 등재하려다 한국과 북한의 반발로 중국 내 신청 예비후보 명단에서도 탈락하자 이처럼 방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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