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네오콘 “이대로 사라질 수는 없다”

  • 입력 2006년 11월 27일 20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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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모든 희망이 엘리어트 에이브럼스의 어깨에 달려있다."

11·7 중간선거로 몰매를 맞은 네오콘이 회생을 위한 몸부림을 시작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퇴진에 이어 존 볼턴 유엔대사가 자리를 떠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리처드 펄 전 국방자문위원장마저 등을 돌리자 다급해진 기색이 역력하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4일자는 네오콘이 특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2인자인 에이브럼스 보좌관을 마지막 희망으로 의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동 민주화 정책의 주창자인 에이브럼스는 네오콘이 추진해온 갖가지 아젠다의 실질적인 책임자로 꼽혀온 인물. 최근에는 8500만 달러의 예산을 투입해 이란에서 수신될 수 있는 TV와 라디오 프로그램 개발을 적극 추진하기도 했다.

네오콘이 그를 내세우는 데는 유대인 출신으로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점도 작용하고 있지만 특히 부시 행정부 내에 남은 사실상 유일한 네오콘으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바람막이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 레이건 행정부 시절 이란 콘트라 반군 스캔들에 연루돼 미디어와의 접촉을 극도로 싫어하는 그는 중동정책에 관해 부시 대통령의 무한한 신뢰를 얻고 있다.

네오콘이 이라크 정책 실패에 대한 비난 속에서도 에이브럼스 보좌관을 중심으로 다시 뭉치기 시작한 것은 중간선거 이후 불기 시작한 '현실주의' 노선의 파장이 간단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네오콘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의회의 정책 변화에 대비하면서 이런저런 매체 기고를 통해 반대논리를 제시하거나 조심스럽게 목소리를 내는 일에도 나서기 시작했다.

네오콘의 대표적 이론가인 로버트 케이건 카네기재단 선임연구원과 윌리엄 크리스톨 위클리스탠더드 편집장은 위클리스탠더드 4일자에서 "현실주의 움직임은 미국의 원칙은 물론이고 미국의 이익과 동맹을 저버리는 '코드'로 변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현실주의 노선은 미군의 이라크 철수에만 집착함으로써 핵개발을 하는 이란과 협력하도록 만들고, 하마스와 협력하면서 동맹인 이스라엘에 압력을 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는 것.

크리스톨 씨는 "부시 대통령이 현실주의 노선 지지자들의 요구대로 모든 정책을 뒤집지는 않을 것"이라며 "에이브럼스 보좌관이 흐트러진 네오콘의 전열을 정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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