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시작전권 입장 크게 차이 없을것"

  • 입력 2006년 11월 9일 14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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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의 전격 경질이 한미 군사현안을 풀어가는 데 영향을 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문가들은 럼즈펠드 장관 경질이 공화당의 중간선거 참패에서 비롯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공화당의 참패가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정책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현재까지 미군 2800여 명이 숨진 이라크전의 주무 장관인 럼즈펠드의 경질은 불가피했을 것이란 추론이다.

이라크 문제는 이번 선거 최대 쟁점이었고 민주당은 선거기간 내내 럼즈펠드 장관의 퇴진을 요구했으며 공화당의 일부 의원들도 이에 동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강경파' 가운데 한 사람인 럼즈펠드 장관의 퇴진으로 한미 군사부문의 기본틀은 변하지 않을 것이지만 미국이 현안을 풀어가는 데 좀 더 유연성을 발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한 전문가는 "최근 일련의 한미 군사현안과 관련해 럼즈펠드의 의견이 굉장히 많이 반영됐다"면서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한국에 대한 실망과 불만이 많았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전시 작전통제권(전시 작전권) 전환시기 결정 등에 있어 우리 측의 입장이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외교안보연구원의 한 전문가도 "전시 작전권 전환을 비롯한 한미 지휘관계 로드맵을 마련하는데 럼즈펠드의 입김이 절대적이었다"며 "큰 틀에서 변화는 없겠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그다지 나쁜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럼즈펠드는 해·공군의 중요성을 강조한 인물인데 반해 후임 로버트 게이츠 장관은 네오콘이라기 보다는 전통적 보수주의자로 지상군의 중요성을 높게 보는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KIDA의 다른 전문가는 "럼즈펠드의 경질은 한반도 및 대북 전략 실패 책임을 물은 것이 아니라 이라크 문제 실패에 따른 것으로 봐야 한다"며 "한미 군사부문에 있어 미국의 기본원칙은 변하지 않겠지만 각 론에서는 유연한 입장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게이츠 후임 장관이 1966년 미 중앙정보국(CIA)에 입사한 지 25년 만에 국장직에 오르고 부시 가문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중책을 요청받았다는 점에서 럼즈펠드 장관에 못지않은 인물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은 럼즈펠드 장관 못지않게 강성인 것으로 알려진 리처드 롤리스 미 국방부 아태담당 부차관이 아태담당 차관보로 승진할 것으로 알려진 것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게이츠 후임 장관은 1977년 브레진스키 전 대통령 안보보좌관의 수석 보좌관, 1981년 CIA 국장 비서실장, 1982년 CIA 정보차장보, 1983년 국가정보위원회(NIC) 위원장, 1986년 CIA 부국장, 1989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부보좌관을 거쳐 1991년 제15대 CIA 국장에 임명됐다.

게이츠 장관은 2004년 테닛 전 CIA국장의 퇴진 시 후임으로 거론됐고 지난해는 국가정보국(DNI) 신설을 계기로 초대 국장직 요청을 받고도 고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정통 정보맨 출신인 게이츠 장관의 성격도 럼즈펠드 전 장관에 못지않을 것"이라면서도 "한미 군사현안을 조정하는데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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