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야코 우에하라 “출산뒤 음악변화 베토벤 소나타 도전 설레”

  • 입력 2006년 9월 19일 19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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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쿠르에서나 연주무대에서 한 번도 여성과 남성, 또는 서양인과 동양인이 다르다고 의식한 적은 없습니다. 콩쿠르에서 우승한 젊은 연주자들은 미디어 등의 유혹에 넘어가지 말고, 자신만의 페이스를 잃지 말아야 진정한 음악가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1958년 시작된 러시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는 섬세하고 부드러운 쇼팽콩쿠르 우승자들과 달리 강인한 파워를 바탕으로 가공할 만한 테크닉을 가진 남성 피아니스트들이 수상을 독차지 해 왔다. 그러나 2002년 제12회 차이코스프키 콩쿠르에서는 일본 피아니스트 우에하라 아야코(上原彩子·27)가 여성으로서, 또 동양인으로서 최초로 우승을 차지해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일본이 자랑하는 피아니스트 아야코가 30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공연을 갖는다. 그녀는 그해 9월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수상자들과 합동 내한 공연을 가졌고 2005년 서울시향과 협연을 하기도 했지만 독주회를 갖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독주회에서는 강렬하면서도 화려한 자신의 이미지를 잘 보여주는 라흐마니노프의 '13개의 프렐류드 '와 함께 베토벤의 중후기 소나타인 18번 '사냥'과 32번 연주도 들려줄 예정이다.

"실은 베토벤 소나타는 지금까지 연주회 무대에서 한번도 다룬 적이 없어 제게도 매우 큰 도전입니다. 작년에 로린 마젤과 베토벤 3번 협주곡을 협연했을 때 헤아릴 수 없는 에너지를 느껴 베토벤 소나타도 도전해보고 싶었습니다. 소나타 18번은 유머가 넘치는 곡이며, 그의 마지막 소나타인 32번에서는 곡이 갖고 있는 끝없는 공간, 대우주를 표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야코는 콩쿠르 우승 이후 EMI와 계약을 맺고 2004년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작품을 수록한 앨범 '그랜드 소나타'를 데뷔 앨범으로 내놓았다. 또한 2005년 8월에는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과 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을 커플링한 앨범을 발매해 호평을 얻었다.

그녀는 지난해 결혼 후 올해 5월 장녀를 출산했다. 아야코는 결혼과 출산으로 자신의 삶과 음악에도 큰 변화를 느낀다고 했다.

"아이를 낳고 나서 길을 걸으면 지금까지는 눈치 채지 못했던 것을 발견하고 예쁘다는 느낌을 가질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사물을 아이의 시선을 보거나 느끼게 된 제 자신을 발견하면 무척 기쁩니다. 아이 출산 후 연주는 이번 한국 공연이 처음이라 제 음악도 어떻게 달라졌는지 저도 무척 기대가 됩니다."

아야코는 "앞으로 2,3년 동안 바르톡이나 베토벤 곡 등 지금까지 연주하지 않았던 곡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3만~7만원. 02-541-6234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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