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내주부터 이란 제재 논의

  • 입력 2006년 8월 31일 19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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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 사태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우라늄 농축 등의 중지를 요구한 최종 시한(31일)을 앞두고 이란은 기존의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등은 곧 제재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제재는 어떻게?=미국 국무부 숀 매코맥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안보리 상임이사국(P5)인 미국과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에 독일을 더한 6개국이 다음주 초 만나 이란에 대한 제재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니컬러스 번스 국무부 차관이 미국 측 대표로 정해졌지만 회의 장소는 결정되지 않았다.

미국은 이와 별도로 존 볼턴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안보리 상임이사국 대사들과 유엔 차원의 제재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국제사회는 분명히 이란의 핵무기 개발에 반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제재 논의를 서두르고 있으나 점진적인 방식을 구상하고 있으며 논의가 시작된 이후라도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면 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는 쪽이다.

제재 수단 검토에는 시간이 걸려 이달 중순부터나 제재안 초안이 작성될 수 있을 전망이다. 수단으로는 이란 관리들에 대한 여행 규제나 군사적으로 쓰일 수 있는 기술의 대 이란 판매 금지 등이 검토되고 있다. 이란 자산에 대한 동결이나 무역 금지조치도 추가로 고려될 수 있다.

▽이란은 강경자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펠리페 곤잘러스 전 스페인 총리에게 "제재를 통해 이란의 핵계획을 단념시킬 수는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유럽 국가들이 이란에 대한 제재에 반대해줄 것을 요청했다.

IAEA에 따르면 이란은 안보리 결의안 후 소량이기는 하지만 지난달 29일까지도 우라늄 농축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강경 자세를 고수하는 것은 제재가 이뤄지더라도 큰 피해를 받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는 중국이나 러시아가 제재에 소극적인 입장을 취할 것이라는 기대도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경제 제재가 이뤄져도 미국이 기대하는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테헤란 소재 컨설팅사 아티엑 그룹의 관계자는 "이란은 이미 오래 전부터 사실상 제재를 받아왔기 때문에 그동안 대응 능력을 키워왔으며 제3국을 통한 교역 등 제재를 피할 방법도 충분하다"고 밝혔다. 교역 금지 조치도 세계4위의 산유국인 이란으로부터 원유를 공급받아온 국가들의 반발 때문에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기현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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