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섀튼교수 “황우석 연구, 산업혁명에 비견될 사건이다”

  • 입력 2005년 5월 20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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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요 언론은 20일 서울대 황우석 교수팀의 연구발표를 일제히 획기적 성과로 보도하면서도 생명윤리를 둘러싼 찬반 논란 가능성을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제 사정이 달라졌다(Now things have changed)’는 말로 이번 성과를 요약하고 국제줄기세포연구학회 회장인 레너드 존 하버드대 의대 교수의 “대단한 진전(tremendous advance)”이라는 평가를 인용했다. 그러나 미국 대통령 자문 생명윤리위원회의 리언 카스 박사의 말을 인용해 “복제인간을 보다 쉽게 만들 수 있는 길을 연 이번 연구는 윤리적으로 많은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중대한 진전(significant advance)’이라고 평가하고 “다음 주로 예정된 미 의회의 줄기세포 연구 제한 완화와 관련한 새로운 법안 표결에 영향을 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독일의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난치병 치료의 새 길을 연 성과”라고 보면서 동시에 “줄기세포 연구의 윤리적 한계를 둘러싼 논란에 다시 불을 지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수입 냉동 배아에 한정된 연구를 한국과 같은 수준으로 완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프랑스 리베라시옹도 “전례가 없는 것”으로 평가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관련 기사를 1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은 임상응용에서 가속도가 붙었다는 인상”이라며 일본이 한국에 한발 뒤처지고 있는 현실을 아쉬워했다. 요미우리신문도 그래픽과 함께 1면 두 번째 기사로 비중 있게 다뤘다.

이에 앞서 황 교수의 기자회견이 열린 19일 영국 런던 ‘사이언스 미디어센터’는 흥분의 열기로 가득 찼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연구에 함께 참여한 미국 피츠버그대 제럴드 섀튼 교수는 BBC방송 등과의 인터뷰에서 “백신이나 항생제의 발견보다 더 획기적인 사건이 한국에서 일어났다”며 “이는 영국의 산업혁명에 비견될 만한 사건”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영국 기자들은 한국의 연구성과에 ‘질투 섞인’ 질문을 하기도 했다. 한 기자는 빈정거리는 투로 “한국 정부에서 얼마나 지원받느냐”고 물었고 황 교수가 “연간 24만 달러(약 2억4000만 원) 정도”라고 하자 잠시 240만 달러(약 24억 원)를 잘못 말한 것 아니냐는 수군거림이 일어 황 교수가 다시 24만 달러라고 확인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영국 BBC에서만 7, 8명의 기자가 참석하는 등 영국을 비롯한 유럽 각국의 과학전문기자가 대거 참석해 취재경쟁을 벌였다. 미국 CBS방송은 위성을 열어 앵커의 황 교수, 섀튼 교수와의 일문일답을 녹화하기도 했다.

‘더 타임스’ ‘데일리 텔레그래프’ 등은 뉴캐슬대 연구팀이 한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간배아 복제에 성공했다고 보도하면서도 “그러나 줄기세포는 얻지 못해 황 교수팀과는 2년 정도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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