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서린 천 “성매매 아닌 다른선택 하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 입력 2004년 11월 11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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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가 가장 오래된 직업이라면 성욕은 가장 오래된 욕구입니다. 그러나 성욕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1∼12일 여성부와 법무부가 주관한 ‘국제인신매매방지 전문가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미국 성매매 피해여성 지원단체 ‘폴라리스 프로젝트’ 캐서린 천 대표(24·사진). 천 대표는 한국의 성매매방지법 논란에 대해 “단기적으로 성매매 여성들이 반발하겠지만 인권 보호 측면에서 이 법의 시행은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재미교포인 천씨가 폴라리스 프로젝트란 단체를 2년 전 세우게 된 것은 보스턴 인근에서 한국인 성매매 여성 6명이 경찰에 구조되는 것을 보고나서부터. 그들은 불에 덴 상처가 있을 정도로 학대를 받는 노예 상태에 있었다.

브라운대 심리학과 졸업반이었던 천씨는 남자친구와 인신매매의 심각성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피해여성을 돕기 위한 기구를 만들었다. 이름은 남북전쟁 전 미국 남부의 노예들이 북극성을 따라 자유로운 북부로 이주한 데서 따왔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이 단체가 그동안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준 여성은 200여명에 이른다. 한국어가 통하기 때문에 한국여성이 대부분이다.

천씨는 미국에도 한국인이 운영하는 성매매업소가 수천개 있다고 추정한다. 라스베이거스를 제외하고 미국에서도 성매매는 불법이다. 따라서 자발적으로 성매매를 하는 여성은 법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

“성매매 피해여성들을 만나면 다른 선택이 없어 성매매를 한다는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한국 정부도 이들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물론 성매매에 발을 디디지 못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요.”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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