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사망, 한미동맹관계에 부담

  • 입력 2004년 6월 23일 14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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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무장단체에게 납치된 김선일씨의 사망은 한국군의 이라크 추가파병을 둘러싸고 한미동맹관계에도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당장 이라크 파병반대 움직임이 정치권 및 시민단체 일부를 넘어 일반 국민 모두가 동참하는 전국적인 운동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올 3월 스페인 마드리드 폭탄테러사건 이후 3개월만인 6월 스페인군은 이라크 철군을 공식 표명했고 이후 수개월만에 완전 철군했다.

더욱이 김씨처럼 무장단체에게 자국민이 참수를 당한 나라는 이라크인들에게 침략군으로 맹비난을 받고 있는 미국 이외에 유일하다.

그렇다면 한국 정부가 국내 여론을 이유로 이라크 파병계획을 철회할 수 있을까.

정치 전문가들은 현 미 부시 행정부가 올해 11월 미 대선에서 승리할 확율을 우리 정부가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꾸준히 파병 원칙을 고수하고 부시 행정부를 정치적으로 지원해준 것에 대한 대가를 얻을 수 있다. 물론 국내 여론 및 정치권의 반발이 엄청나겠지만 대미관계를 더욱 굳건히 할 수 있다.

반면 부시 대통령이 낙선할 경우엔 파병을 철회해서 얻는 국내 정치 상의 이익이 훨씬 크다.

그렇다면 한국 정부가 이라크 파병계획을 철회한다면 과연 미국은 한국 정부에게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가

미국은 스페인 정부와의 직접 협상은 물론이고 유엔 등 국제기구를 통해서도 스페인군의 철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미국이 한국에게 파병 철회를 번복하도록 강요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 사실이 한국민들에게 알려질 경우 한미동맹관계에 더 큰 타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부시 행정부의 대선에도 좋은 않은 영향이다.

이 같은 한미 양국간의 정치적 계산과 미묘한 입장 차이가 계속 이어질 경우 한미 간의 '신뢰' 자체에 금이 갈 수도 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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