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론, 지지도 반등 노려 표적암살 계속할듯

  • 입력 2004년 4월 19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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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을 게 없는 정책이다.’

중동 전문가들은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의 ‘하마스 지도자 표적살해’와 ‘가자지구 정착촌 철거’를 이렇게 평가하고 있다.

특히 하마스 지도자 아메드 야신과 압델 아지즈 알란티시를 한 달도 안돼 연이어 살해한 것은 떨어질 대로 떨어진 자신의 지지도를 끌어올리려는 극단적 카드라고 분석했다.

이스라엘 검찰은 지난달 28일 샤론 총리의 뇌물수수 혐의에 기소의견을 냈고, 다음날 대법원이 샤론 총리의 아들 길라드에게 관련 서류 일체를 제출하도록 명령함으로써 샤론 총리는 정치적 위기에 몰린 상태다. 2001년 2월 총리 취임 초기 75%까지 치솟았던 지지율은 최근 41%까지 떨어졌다.

한국외국어대 중동연구소 홍미정 연구교수는 “정착촌 건설에 방해가 되는 팔레스타인 무장 저항단체 지도자 살해를 통해 샤론 총리에 대한 지지도가 회복될 수도 있다”며 “샤론 총리의 암살 프로젝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가자지구 내 유대인 정착촌에서 철수하는 대신 요르단강 서안의 6개 정착촌을 존속시킨다는 정책도 자신의 지지기반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규모가 작고 지중해로 막혀있는 가자지구는 포기하더라도 걸프만으로 진출하는 초입이자 성지 예루살렘이 있는 요르단강 서안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것이 국민 대다수의 의견이기 때문.

이스라엘 최대 일간지 예디오트 아하로노트는 집권 리쿠드 당원 54%가 샤론 총리의 계획을 지지한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다음달 2일에 있을 가자지구 철수안에 대한 투표는 가결될 것이 확실시된다.

샤론 총리는 자신의 초강경 정책에도 불구하고 아랍권의 반발은 미미할 것으로 판단한 듯하다. 이스라엘이 정착촌 문제를 둘러싸고 여러 차례 팔레스타인을 압박했지만 아랍국가들이 강경 대응한 적은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스라엘의 뒤에는 미국이 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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