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주권이양후 주둔' 수순 밟나

  • 입력 2004년 4월 19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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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주권이양 시한을 70여일 앞두고 주권이양 이후의 이라크 상황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과 함께 미국의 계속적인 주둔을 강조하는 주장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8일 주권이양 후 유엔이 이라크 통치권을 갖더라도 유혈사태를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이날 ABC TV의 ‘이번 주(This Week)’ 프로그램에 출연해 “연합군 깃발 대신 유엔기를 달면 살인마(저항세력)들이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솔직히 좀 순진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8월 23명이 숨진 바그다드 유엔사무소 폭탄테러를 언급하면서 “유엔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그들(저항세력)은 유엔도 공격했다”고 상기시켰다. “유엔은 이라크의 주권이양을 막으려는 자들에게서 자신을 보호하지 못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 특사가 제시한 주권이양 방식에 대해서는 미국이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미군을 인질로 잡고 있는 이라크 저항세력의 인질 교환 요구에 대해서는 미군 병사의 석방을 위해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질 석방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지만 저항세력의 의도대로 움직이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한편 폴 브리머 이라크 미군정 최고행정관은 “(미국이 양성한) 이라크 보안군이 반군에 맞서 이라크를 보호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브리머 최고행정관은 “최근 2주일 동안 이라크에서의 폭력과 납치 사태는 6월 30일 주권이양 이후의 위험을 잘 보여주고 있다”면서 “이라크 보안군이 그런 위협을 다룰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라크와 미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의 군대가 이라크가 필요로 하는 안전을 제공할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이라크 주권이양 이후에도 미군의 대규모 주둔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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