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과학기술, 5년내 中에 따라잡힐것”

  • 입력 2004년 3월 22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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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위크 29일자 표지 사진. 커버스토리로 한국과 중국의 경제 관계를 다루며 “한국에 지금 중요한 이슈는 탄핵이 아니라 중국”이라고 경고했다.
비즈니스위크 29일자 표지 사진. 커버스토리로 한국과 중국의 경제 관계를 다루며 “한국에 지금 중요한 이슈는 탄핵이 아니라 중국”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에 지금 중요한 이슈는 중국이지 탄핵 논쟁이 아니다.”

미국 경제주간 비즈니스위크 최신호(29일자)와 시사주간지 타임(22일자)이 한국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중국에 대한 대비책을 서두르지 않으면 “과거 왕이 즉위하려면 중국 황제의 재가를 받았던 것처럼 곤경에 빠질 수 있다”며 과거 역사도 거론했다.

비즈니스위크는 “향후 중국의 위협에 비하면 1997년 말 한국의 외환위기는 작은 사건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지금은 한국의 파트너=지난해 한국 기업이 중국에 투자한 액수는 44억달러(약 5조1400억원)로 미국 기업의 대중(對中) 투자액(약 4조9100억원)보다 많다. 올해 한국의 대중 수출은 475억달러(약 55조5700억원)로 지난해보다 35% 늘어날 전망.

LG전자는 이미 중국에서 3만1500명을 현지 고용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시장에서 올린 매출액(8조1900억원)은 총 매출액의 약 40%를 차지한다. 올해 삼성전자의 대중 판매액은 지난해보다 19% 증가한 9조3600억원선. 현대자동차도 올해 23만대, 2008년에 90만대의 자동차를 중국에서 팔 계획이다.

상하이(上海) 푸단대의 퍄오 창겅 한국연구센터 교수는 “한국이 초창기에는 노동집약적 산업만 중국에 투자했으나 요즘은 기술집약적 산업을 중국으로 옮기고 있다”며 “중국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5년 후는 중국이 한수 위=비즈니스위크는 한국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지난해 말 한국이 기술정밀도에서 중국에 불과 1년7개월 앞서 있을 뿐이며 이 격차도 5년 내에 사라질 수 있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휴대전화 기술과 제품 디자인에서 한국이 2년 정도 앞섰지만 2007년경엔 중국이 따라잡을 전망.

비즈니스위크는 한국무역협회의 분석을 인용해 “현재 130억달러인 대중 무역흑자가 2011년에는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일자리가 중국으로 흘러들어가는 것도 문제라고 비즈니스위크는 지적했다. 92년 이후 77만개의 제조업 일자리가 한국에서 사라졌지만 같은 기간 한국 기업은 10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중국에서 만들었다. 섬유 신발 등 노동집약적 제조업체들이 생산시설을 대부분 중국으로 옮겼고 석유화학 철강 조선 백색가전 등도 향후 5년 내 중국으로 이전될 전망이다.

▽정치 혼란이 문제=타임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지금의 난국은 노 대통령뿐만 아니라 한국 민주주의의 수치”라며 “80년대 후반 독재정권을 붕괴시킨 ‘아시아 호랑이’가 이제는 정부 기능장애 국가로 전락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서울에 있는 경영컨설팅업체 ‘인사이트 커뮤니케이션스 컨설턴트’의 마이클 브린 이사는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중요한 이슈가 산적해 있지만 한국 정치인들은 이 이슈에 에너지를 투입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은 ‘동양의 이탈리아’라는 오명을 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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