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환율 지나친 변동 바람직하지 않아”

미국 달러화 가치의 급락으로 인한 미국 유럽연합(EU) 일본의 이견을 조율하기 위해 모인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은 “국제 환율의 지나친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히고 회의를 마무리했다.

G7은 7일 미국 플로리다주 보카러턴에서 이틀간의 회의를 마치고 발표한 성명을 통해 또 “환율의 과도한 변동과 무질서한 움직임은 경제 성장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는 EU국가 및 일본의 불만을 반영하는 한편 달러화 약세를 어느 정도 지속해야 한다는 미국의 주장을 절충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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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은 특히 “환율의 유연성이 부족한 국가에서는 유연성이 증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중국을 겨냥했다.

▽시장안정 배려한 ‘타협’=“모두가 승자다. 패자는 없다.”(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 총재)

회담이 끝난 뒤 참석자들은 일제히 결과에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외신들은 “미국이 모처럼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하면서도 공동성명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조치에 대한 언급 없이 두루뭉술하게 작성됐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G7은 지난해 9월 두바이 회담 때 ‘유연성(Flexibility)’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바람에 달러가치가 급락한 점을 고려해 용어 선택에 신경을 썼다.

성명의 기조는 시장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쪽에 무게가 더 쏠려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 세계경제가 회복국면에 들어간 상태에서 달러화 가치가 급락해 일본과 유럽의 경기가 나빠지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데 공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럽과 일본은 이번 합의로 달러화 급락을 막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자평하는 분위기다.

특히 일본은 미국이 일본 정부의 시장개입을 사실상 묵인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존 스노 미 재무장관은 미일 재무장관 회담에서 일본 정부의 대규모 시장개입을 문제 삼지 않았고 기자회견에서도 ‘유연성이 부족한 국가’로 일본을 지목하지 않았다.

이번 회의로 달러화의 급격한 하락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달러화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이 대범한 자세를 보인 것은 ‘쌍둥이 적자’(재정수지 및 무역수지 적자)를 감안할 때 완만하나마 ‘약한 달러’가 계속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인 듯하다.

▽불똥은 중국으로?=회원국끼리는 ‘사이좋게’ 끝났지만 예상대로 중국이 도마에 올랐다.

기자회견장에서는 ‘환율의 유연성이 부족한 국가’라는 표현이 중국을 가리키는 것이냐는 질문이 쏟아졌다. 스노 재무장관은 “어느 국가도 자국의 번영을 위해 통화를 평가 절하할 수는 없다”고 말해 중국의 환율제를 간접적으로 공격했다. 현재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8.276∼8.28로 고정돼 있어 절상 압력을 받아 왔다.

이와 관련해 위안화 가치가 다음 달 최고 5% 절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중국 경제주간지 재경시보 최신호(7일자)가 보도했다. 또 중국이 서방의 환율 절상 요구를 곧바로 수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결국엔 절상 움직임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