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가계소비 끌고… 기업투자 밀고…

  • 입력 2003년 11월 26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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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발표된 3·4분기(7∼9월)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8.2%는 잠재성장률(5%)과 전문가들의 예상치(7.6∼7.7%선)를 모두 뛰어넘은 것이다.

더욱이 정부 지출이 아니라 가계소비와 기업투자 등 민간경제 활성화가 높은 성장을 이끈 것이어서 미 경제가 지속적인 상승세에 진입했다는 분석에 이의를 다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민간이 이끈 성장=3·4분기의 8.2% 성장 중 5.6%포인트는 소비지출이 이끌었으며 1.5%포인트는 기업투자로 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이 크게 늘지 않았는데도 민간소비가 증가했다는 것은 미국 경제를 밝게 전망할 수 있는 요인이다.

소비자 지출 증가는 감세와 저금리에 힘입은 것으로 최근 6년간 최고의 증가세다. 자동차 등 내구재 구매와 주택 투자도 각각 26.5%와 22.7% 늘었다. 기업들의 고정투자는 14%, 장비와 소프트웨어 투자는 18.4% 증가했다.

▽민간 부문에 도는 활력=‘콘퍼런스 보드’가 발표한 11월 소비자 신뢰지수도 1년여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현재의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를 반영한 ‘현재상황지수’는 지난달의 67.0에서 80.1로 올라 소비자들이 경기회복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상황지수’도 91.5에서 99.4로 개선돼 전망도 좋다.

당연히 기업 수익도 크게 개선됐다. 상무부는 25일 기업(상장 비상장 모두 포함)들의 3·4분기 순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 2·4분기보다 11.8% 늘었다고 발표했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러한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노동부가 26일 발표한 지난주 실업수당 신청도 35만1000건으로 또다시 1만1000건이 줄었다. 전문가들은 수당 신청이 35만건으로 줄어들면 본격적으로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장세 이어질까=3·4분기의 높은 성장률에는 기업들이 재고를 많이 줄이지 않은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따라서 기업들이 재고 조정에 나서면 8%대의 고성장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지 않아 저금리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기업 실적이 호전되면 고질적인 실업난이 해소될 수 있기 때문에 올 4·4분기와 내년에도 4%대의 성장률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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