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쿠츠크 가스田 공급價 결정못해 국내공급 어려울 듯

  • 입력 2003년 11월 12일 1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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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당성 조사가 마무리된 시베리아 이르쿠츠크 가스전 사업의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이르쿠츠크 가스전 사업은 바이칼 근처의 코빅타 가스전에서 중국을 거쳐 서해를 통과하는 가스관으로 20년 이상 매년 300억m³의 가스를 한국과 중국이 도입하는 프로젝트.

개발사업자인 러시아석유(RP)와 한국가스공사, 중국석유(CNPC)는 14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타당성 조사 결과를 확정하고 의향서(LOI)에 서명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3사는 현재 막판 이견 조율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가장 중요한 공급가격에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는 국제시장 가격으로 팔겠다고 주장하는 반면 중국은 러시아가 독립국가연합(CIS)국가에 공급하는 수준의 가격을 요구하고 있다. 모스크바의 한 소식통은 “가격 결정은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중국은 가스 수급에 여유가 있어 다급하지 않은 입장이고 한국도 현재의 액화천연가스(LNG) 도입가격과 별 차이가 없다면 사업 추진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계산이다. 4000km가 넘는 가스관을 건설해야 할 뿐 아니라 예상 사업비용도 당초보다 높아져 150억달러(약 17조61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 국내 사정도 복잡하다. 최대 석유회사인 유코스 회장의 구속으로 동시베리아 송유관 사업이 불투명해지면서 이르쿠츠크 가스전 사업의 가스관 건설계획도 영향을 받게 됐다.

또 이르쿠츠크 가스전 사업은 RP의 대주주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주도하고 있는데 외국자본이 대형사업을 주도하는 데 불안해하던 러시아 정부가 뒤늦게 국영가스공사(가스프롬)의 사업 참여를 주장하고 나서 기존 사업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러시아 자원개발부의 환경영향평가 통과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당초 계획대로 2008년부터 국내에 이르쿠츠크산 가스를 공급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졌으며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더라도 빨라야 2012년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한국가스공사는 사업 지연에 대비해 대체 공급원 검토 차원에서 사할린Ⅱ 가스 사업자인 셸과도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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