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이라크는 거대한 자유무역지대"

  • 입력 2003년 6월 2일 19시 14분


코멘트
이라크는 지금 한국산 가전제품을 비롯한 외국 제품들이 물밀듯 쏟아져 들어오는 거대한 자유무역지대로 변신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1일 보도했다.

전쟁 이후 경제 제재가 해제되면서 수입이 자유로워졌으며 이라크 디나르화 가치가 과거 달러당 2000디나르에서 전쟁 후 1300디나르까지 급등해 외제품의 가격이 하락한데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삼성 대우 등 한국 기업들과 중국 일본 등에서 수입된 최신형 에어컨은 여름철을 맞아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공중전화와 이동전화가 없는 이라크의 허점을 겨냥해 수입된 위성전화는 이제 너무 흔해져 매일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취사용 이동식 석유난로도 마찬가지.사탕조차도 인근 이란 등지에서 수입품이 쏟아져 들어와 바그다드의 한 사탕 공장 주인은 “전쟁 전에 상자당 3000디나르였지만 이제는 1000디나르로 폭락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외제 범람은 이라크인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있지만 미국 점령 당국에는새로운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낙후된 이라크 국영기업들이 붕괴해 실직 사태를 불러오지 않을까 해서다.

점령 당국은 이라크 경제 활성화와 서민 생활 안정을 위해 6개월간 관세유예 조치와 미국-이라크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추진 중이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은 이라크 경제가 구소련 붕괴 후 동구권이 겪었던 경제적 어려움과 비슷한 경로를 걸을 것으로 보고 동맹국의 하나인 폴란드로부터 국영 기업 처리 등 전환기 경제 정책에 관해 조언을 구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