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030년 물기근 온다”

  • 입력 2002년 6월 9일 22시 40분


중국은 총 인구가 16억명이 되는 2030년 물 부족 국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9일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유엔환경계획(UNDP) 등 국제기구가 그동안 ‘물 기근’을 21세기 국제 사회의 첨예한 이슈로 전망하면서 중국 등 물 부족 우선 순위국을 지적해오긴 했으나 중국 정부 산하 기관이 이를 공식 인정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한 것은 처음이다.

중국과학원 수리부 수토(水土)보존연구소 리루이(李銳) 소장은 “인구가 현재보다 3억명 이상 늘어나는 2030년이면 1인당 연간 물 사용량이 1760㎥로 떨어져 ‘물 부족 국가’ 분류 국제기준인 1700㎥에 근접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리 소장은 “이 같은 수치는 국토 전체로 보았을 때의 평균치이며 북부지역은 이미 심한 물 부족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수토보존연구소에 따르면 △양쯔(揚子)강 이남은 국토 총면적(960만㎢)의 36.5%에 불과하지만 전체 수자원의 80.9%를 차지하고 있고 △양쯔강 이북은 국토 총면적의 63.5%지만 수자원이 19.1%밖에 되지 않는 등 남북간 수자원이 심한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

특히 황허(黃河), 허베이(河北)성의 하이허(海河), 허난(河南)성의 화이허(淮河) 등 3개 강 유역의 면적은 전 국토의 13.4%이고 경지면적은 39%, 인구는 35%, 국내총생산은 32%를 점하고 있지만 전체 수자원은 7.7%로 1인당 연간 물 사용량이 500㎥에 불과해 이미 심각한 물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이들 지역은 지하수를 끌어올려 용수를 충당하고 있으나 수자원이 근원적으로 부족한 데다 심하게 오염돼 고통을 겪고 있다.

수토보존연구소의 류전방(劉振邦)연구원은“중국북부지역의물 부족 현상이 더욱 심화되면 황허 이북의 상당수 농촌 및 도시의 경제와 사회 발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되며 심지어 심한 황폐화로 이주 현상까지도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의 연간 수자원은 8000억∼9500억㎥이지만 홍수와 무분별한 개발 등으로 실제 사용하는 양은 5600억㎥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양쯔강의 물을 수로를 통해 화베이(華北) 지역으로 보내는 남수북조(南水北調) 계획을 시급히 추진하는 한편 산림녹화와 오폐수 정화사업 등을 병행함으로써 사용 가능한 물의 양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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