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학교들 “정크푸드와 전쟁”

  • 입력 2002년 5월 22일 16시 52분


미국 학교들이 ‘정크 푸드(Junk Food)’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주내 모든 학교에서 정크 푸드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텍사스 플로리다 뉴욕 뉴저지 등지의 학교들도 정크 푸드 판매를 종류, 시간, 장소별로 부분적으로 금지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0일 보도했다.

오클랜드 프리몬트 등 캘리포니아 주요 도시의 학교들은 2월부터 교내에서 탄산음료 초콜릿 감차칩 등을 판매하는 자판기 설치를 금지했으며 급식 메뉴도 콩으로 만든 버거, 구운 흰살코기, 과일주스, 샐러드 등 영양가 높은 음식으로 바꿨다.

텍사스는 내년부터 구내식당 근처에서 정크 푸드 판매를 금지할 예정이며 플로리다는 올초부터 초등학교에서 정크 푸드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네브래스카는 정크 푸드 중 가장 소비율이 높은 탄산음료의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학교들이 정크 푸드 추방에 발벗고 나선 것은 무엇보다 비만 학생의 비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 캘리포니아의 경우 정상체중에서 30파운드(약 13.61㎏)를 초과하는 비만 학생의 비율이 10년 전 10% 수준에서 지난해 30%로 늘어났다.

또한 77%의 학생이 정상체중에서 벗어나 있으며 98%가 영양기준에 미달하는 음식물을 섭취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학교들의 정크 푸드 추방 움직임은 지난해 12월 데이비드 새처 공중위생국장이 ‘조만간 비만이 흡연을 제치고 예방 가능한 사망 원인 1위에 오를 것’이라고 경고한 뒤 더욱 강화되고 있다.

그러나 교내 정크 푸드 판매금지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높다.

정크 푸드에 길들여진 학생들은 판매 금지가 ‘선택의 자유’를 빼앗는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학생들은 그나마 영양가가 덜 떨어지는 교내 정크 푸드를 금지할 경우 학교 밖에서 훨씬 건강에 나쁜 정크 푸드를 사먹게 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매년 300억달러의 로비 자금력을 가진 식품업계도 강력 반발하고 있다.

소비자자유센터(CCF)의 존 도일 대변인은 “비만의 주요 원인은 정크 푸드가 아니라 운동 부족”이라며 “과잉 섭취만 하지 않는다면 정크 푸드는 건강에 나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학교 내부에서도 반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노조를 중심으로 일부 교사들은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교육 예산을 삭감한 가운데 정크 푸드 판매 수입까지 잃게 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학교들은 그동안 정크 푸드 판매로 매년 7억5000만달러의 수입을 올려왔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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